넥슨, 일본 IP 활용한 게임 대거 론칭...국내 사업 전망은 '불투명'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이 일본 유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23일 '고질라: 디펜스포스'로 그 포문을 연 넥슨은 연이은 일본發 게임 출시로 뒤를 잇겠다는 심산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시노앨리스 ▲리비전스 넥스트스테이지 ▲진삼국무쌍8 등의 모바일 게임을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게임들의 공통점은 일본의 유명 IP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넥슨이 불과 얼마 전까지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열혈강호M', '스피릿위시' 등 국산 게임 IP 사용에 주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넥슨은 국산 게임 IP를 사용한 모바일 게임을 주력사업으로 꼽아 왔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넥슨의 퍼블리싱 계획을 살펴보면 일본 IP 활용에 비중을 둔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국산 게임 IP의 모바일화를 주 사업으로 전개해 온 넥슨이 돌연 일본 IP로 눈길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 게임 IP'라는 원천 자원이 사실상 고갈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게임 산업에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테라, 검은사막 등의 게임 IP는 주요 경쟁사들이 앞서 선점해 놓은 상태다.
반면 넥슨은 신규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로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지만 장기 흥행작이 없다. 주요 경쟁사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이 각각 '리니지 레볼루션'과 '리니지M' 등 역대 최고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이에 넥슨은 일본산 재료 사용에 눈길을 돌린 모양이다. 지난달 23일 방치형 게임 '고질라: 디펜스 포스'를 시장에 내놓는가 하면 일본 흥행작인 '시노앨리스'의 글로벌 출시를 알리기까지 했다. 일본 게임 시장에서 흥행을 입증한 작품을 선정해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일본은 글로벌에서 검증된 인기 게임 IP가 많다. 이에 넥슨은 현지 제작사와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국내 이용자에게 더욱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日 게임 IP 활용한 넥슨 신작...국내 사업 전망은 '불투명'
그러나 이같은 넥슨의 차기 전략은 국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세어 나온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기반 육성 시스템을 중시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 게임 IP는 애니메이션, 게임 BGM(게임배경음악) 등 부수적인 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현직 종사자 A(37)씨는 "국산 IP의 경우 게임 캐릭터에 대한 육성 시스템과 플레이 환경 등에 초점을 둔 반면, 일본은 애니메이션과의 연개, 게임 음악의 퍼블리싱 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 IP를 활용해 무작정 국내에 출시하게 되면 시장 반응이 냉담할 확률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앞서 출시한 '고질라: 디펜스 포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고질라: 디펜스 포스'에 고질라 영화 총 29편에 등장하는 100여 종의 고질라와 괴수를 전부 등장시키며 원작의 요소를 구현해냈지만 구글 매출순위는 600위권을 벗어났다.
뿐만 아니다. 일본 성우들이 캐릭터 음성 녹음에 대거 참여한 '소녀전선'도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의 매출 순위권을 벗어난 지 오래다. 공들여 들여온 일본 IP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넥슨이 일본 IP로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꾀하기 위해선 국내 게임 시장의 정서에 맞는 대대적인 조정이 앞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넥슨 게임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