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진출을 위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안으로 두 번 접히는 디스플레이(이하 클립형)의 실체를 공개했다. 한 번 접히는 갤럭시폴드와는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특허청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클립형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지난달 31일 등록했다. 갤럭시폴드와 동일하게 기존 스마트폰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넓게 펼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구부려지는 디스플레이 형체가 서서히 베일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은 방식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와는 다른 기능을 창출할 수 있어 업계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클립형 디스플레이, 폴더블+전자펜 기능 탑재...노트比 무게도 가벼워
클립형 디스플레이의 최대 장점은 폴더블폰이면서도 전자펜의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를 안으로 두 번 접게 되면 힌지가 뜨는 원형 빈공간이 생기는데, 여기에 전자펜을 추가하겠다는 전략이다.

해당 디스플레이가 정식으로 상용화되면 LG전자는 사실상 '갤럭시폴드'와 '갤럭시노트'의 특징을 동시에 겸한 융합형 기종을 선보이게 된다. '노트'와 '폴드'라는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 제품 장점을 모두 끌어모으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전자펜을 스마트폰 내부에 탑재해 본체의 두께를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는 반면, 클립형 디스플레이는 기종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다. 얇고 가벼운 휴대용 기기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마저 공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혔던 큰 액정 배율도 그 의미가 사실상 무색해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 출시에 앞서 큰 액정 배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6.3인치 일반 모델과 6.8인치 플러스 모델을 함께 출시한다 밝혔지만, LG 클립형 디스플레이의 액정 크기는 최소 10인치 이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과 전자펜 기기를 각각 '갤럭시폴드', '갤럭시노트'로 독립 출시하고 있는 반면, LG는 이번 디스플레이를 계기로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쟁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향후 스마트폰 사업에 있어 최대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출시일까지 변경했는데...갤럭시노트10 실적 전망 '어두워'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의 출시 예정일을 7월에서 9월로 공식 연기하면서 갤럭시폴드와 갤럭시노트10의 동반 상승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바 있다.
갤럭시폴드가 7월 말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을 때, 업계는 갤럭시폴드가 갤럭시노트10의 수요조차 집어 삼킨다고 우려했다. 이에 8월 한달 간 갤럭시노트10의 판매를 극대화한 후, 9월 갤럭시폴드 출시로 스퍼트를 올리겠다고 전략을 변경한 것이다.
이러한 소식에 재계는 잠시나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출시일 조정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두 제품 간 판매량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클립형 디스플레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갤럭시노트10의 실적 전망에 안개가 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펜은 물론 폴더블 기능까지 갖춘 LG디스플레이의 혁신성이 더 높다는 평가에서다.
IT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시리즈의 주 소비자들이 전자펜을 애용한다는 특징을 미뤄볼 때, LG전자가 추후 선보일 기종에 동일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클립형 디스플레이) 폴더블 기능과 기기 경량화까지 갖췄다는 장점이 있어 기존 수요량에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관건은 LG전자가 해당 기종을 출시하는 시점이다. 정식 상용화가 장기화될 경우 반등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가 클립형 디스플레이의 베일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면서 삼성과 LG, 두 전자업계 공룡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클립형 디스플레이가 전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을 장악할 신호탄으로 작용하게 될 지 기대가 주목된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