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가격은 3배 가까이 비싼데, 큰 성능 차이는 없더라고요. 제품 구매에 뒤늦은 후회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10을 구매했다고 밝힌 소비자 A씨가 내뱉은 말이다. 올 3월 초 '갤럭시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출시된 '갤럭시 S10'의 기본모델(128GB) 가격은 105만6000원이다. 이는 4월 출시된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30'(34만9800원)보다 약 3배 비싸다.
A씨는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면 저가형 스마트폰의 성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갤럭시A30의 제품 가격으로 미뤄볼 때 갤럭시 S10 가격은 납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A30과 갤럭시 S10의 주된 차이는 저장공간과 디스플레이 해상도, 카메라 화소 등이다. 갤럭시A30이 32GB의 저장공간과 1080X2340 픽셀, 1600만·500만 카메라 화소를 지닌 반면, 갤럭시 S10은 각각 128GB, 3040X1400 픽셀, 1200만·1600만 화소다.
이에 A씨는 "디스플레이 해상도의 경우 차이가 미묘해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여유공간 역시 SD카드를 삽입하면 갤럭시A30도 최대 512GB까지 용량 확대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터리 용량, 화면 크기 등 일부 성능은 심지어 갤럭시A30이 더 좋았다"며 "두 제품이 이 같은 가격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업체 관계자 "고성능·대화면 스마트폰 제작비 높아진 탓"
성능 면에서 두드러지는 차이가 없음에도 두 제품의 가격 차이가 3배 가량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에 고성능·대화면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제작비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초고속 소프트웨어, 1000만 화소가 넘는 전면·후면 카메라, 지문·홍채 인식 등 스마트폰 부품이 비싸지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원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원가 상승의 주 요인으로 집었다. 4~5년 전까지 1년이었던 삼성전자와 경쟁사 애플의 신모델 발표 주기가 최근 6개월 단위로 짧아지면서 출시 일자를 맞추려다 보니 제품 개발 비용이 급증했다는 논리다.
업체 관계자는 "얼핏보면 상호 간(갤럭시A30, 갤럭시 S10) 성능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제품 제작비를 큰 폭으로 좌지우지한다"면서 "실제 카메라만 보더라도 1000만 화소 기준 상하 가격 차이는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경쟁업체 간 경쟁이 과열화 되면서 수요가 급증해 재료 수급비가 오른 탓"이라며 "여기에 신모델 준비 기간까지 짧아져 개발 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높아진 이유는 기업 간 경쟁...원가 부담금은 소비자에게?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문제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늘어난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높였다는 얘기나 다름이 없다는 풀이다.
물류 유통업체 기업 회계팀 팀장 김모(44)씨는 "기업 간 재료 경쟁으로 인해 원가가 오르는 경우는 비단 가전 제조업체에만 한정되는 얘기가 아니다. 이러한 논리라면 물류값이 오른 모든 유통사들이 소비자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우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낮췄다. 이는 재고 확보 기간을 대폭 줄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제품 개발 비용을 늘리게 된다"면서 "경쟁업체가 출시 기간을 낮췄다해서 이에 발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100만원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고가 재료비에 맞서 획기적으로 제품가를 낮출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