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재래시장 골목상권까지 장악했던 유통 공룡들이 이들과의 상생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형마트가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행태 변화와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의 영향으로 신장률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형마트를 넘어선 창고형 마트, 창고형 할인점의 등장으로 이들 대형마트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지역과의 상생' 카드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전국 매장과 결연된 64개 전통시장에 가을축제 물품을 후원하고 마케팅 지원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지난 해 10월에 이어 올해도 10월 4일부터 구리점, 계양점, 오산점 등 전국 59개 매장과 결연된 구리 전통시장, 인천 작전시장, 오산 오색시장 등 64개 전통시장의 가을축제를 후원한다.
대표적으로 전통시장 스탬프 행사 사은품 지원과 이벤트 부상 및 축제 경품 지원 등 물품 후원과 롯데마트 매장 내 전통시장 축제 홍보 부스 설치 및 결연 전통시장에서 상품 구매 시 경품권 지급 등 마케팅 지원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
임효섭 롯데마트 동반성장전략팀장은 “롯데마트는 점포와 1:1로 결연된 전통시장 활성화와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전통시장 가을축제를 후원하고 있다”라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과 맞물려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에게 ‘Let 秋 go! 전통시장 가을축제’가 전통시장만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BBQ그룹은 춘천 서부시장과 협약을 맺고 침체된 서부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건물 2, 3층 약 2150㎡에 치킨캠프 시설을 설치하고 달빛 소리, 한소반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조성했다.
이마트 역시 전통시장에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어 동반성장 플랫폼을 구축했다.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전통시장에 젊은 고객들이 유입되며 고객이 늘어나는 등 실질적인 집객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중소기업 판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부터 우수 브랜드 공개 입점 박람회 '신세계 S-PARTNERS'를 해마다 열고 유망한 국내 중소 브랜드를 대거 발굴해왔으며 지난 9월에는 신세계 영등포점에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선보이는 전문관 '아임쇼핑'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는 판매 수수료를 입점 브랜드 평균 대비 30% 가량 낮게 책정해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영업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며 또한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11월 판교점에 중소기업제품 전용 매장 '아임 쇼핑'을 오픈하며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판교점 매장에서는 총 54개 벤처 및 중기업체의 가전제품·생활용품·전통 공예품 등 4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 차원에서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한편, 마진 또한 최저수준(20%)으로 책정했다.
유통 공룡들의 전통시장 상생 활동이 과연 전통시장에 도움이 될까. 전통시장 상인들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모 재래시장 번영회 회장 박 모씨는 "대형마트의 정책은 일시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오는 효과는 있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효과가 적다"면서 "무엇보다 대기업의 편의점 진출과 도심형 복합 쇼핑몰 전략이 지속되는한 골목 상권은 물론이고 재래시장의 어려움은 가속화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모 회장은 "대형 유통공룡이 내민 카드는 달콤한 사탕일뿐이다. 이들과의 경쟁에도 밀리지 않을 재래시장만의 스토리와 콘텐츠가 필요하다"면서 "또 재래시장 역시 스마트 쇼핑시대에 맞는 인적 역량 강화와 이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통 공룡들이 홍보, 마케팅을 통해 광고하는 재래시장과의 협력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과 상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