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로보트태권브이(V)가 국민 캐릭터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로보트 캐릭터 ‘로보트태권브이(V)’에 대한 라이선싱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보트태권브이 라이선싱 사업권은 그간 흩어져 있었다. 이번 이노션과 로보트태권브이 원작사인 ㈜로보트태권브이의 계약은 이를 일원화하는 과정이다. 이로써 피규어 등 일부 품목에 한정돼 있던 캐릭터 활용 범위를 패션, 완구, 잡화,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브랜드 카테고리로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

이노션 관계자는 “로보트태권V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영역인 로보트산업의 국내 대표 캐릭터이자 세대간 공유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캐릭터”라며 “오랜 역사와 인지도를 가진 우리나라 고유의 로보트 캐릭터인 태권V의 재도약이 대한민국 콘텐츠 및 캐릭터 시장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트태권브이'는 1976년에 첫 선을 보이며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18만 명을 동원하며 또래 아이들에게 최고의 우상으로 자리 잡았다.

상영 4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대에 걸쳐 80~90%의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로보트태권브이는 지난 2007년 2년간의 작업을 거쳐 디지털 복원해 재개봉하면서 72만 명의 관객을 동원, 한국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기록을 깨뜨리며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국내 캐릭터 산업은 최근 11조 원대의 거대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한국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1조 57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2조 700억 원에서 11년 만에 5배 급등한 수치다.

국내 캐릭터 시장은 19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 도입과 스마트폰 대중화로 캐릭터와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다양화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국내 웹툰과 PC게임 속 인기 캐릭터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캐릭터 산업의 부흥기가 시작된 셈이다.

특히 최근엔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와 네이버의 ‘라인프렌즈’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캐릭터 산업이 확장되는 추세이다. 현대인의 주요 소통 수단인 모바일 메신저 속에서 특정 캐릭터의 이미지로 개인적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하루 1,000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글자 대신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주고받았고, 한 달 평균 전달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만 20억 건에 달했다.

네이버는 라인 캐릭터 상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캐릭터 매출을 포함한 기타 매출이 전년보다 58.1%나 늘어난 1,308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과 생활용품 등을 모아 판매하는 오프라인 판매점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아·청소년에 국한됐던 캐릭터 산업의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접목 분야도 다양해지면서 산업적인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 마케팅은 백화점, 편의점, 면세점 등 유통채널 전반과 함께 식음료, 주류, 스포츠용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캐릭터는 다양한 분야의 상품과 접목돼 막대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상품의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마케팅은 계속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로보트태권브이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층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국산 캐릭터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