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마약김밥, 마약계란, 몬스터 쿠키. 올해 대박 히트를 친 식품들이다. 식음료 앞에 마약, 몬스터같은 식품과는 언밸런스한 단어를 붙이는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마약계란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단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마약계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 수는 10,700여 개(7월 기준)에 달한다. 네티즌들은 단순히 마약계란 사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직접 만들어본 후기를 올리기도 하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한다.
또 롯데제과의 신제품 '몬스터칙촉'이 출시 3개월 만에 500만 개 판매고를 올렸다. 이 제품은 기존 칙촉보다 크기가 2배 이상 커 '몬스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 8월 말 출시 후 한 달 만에 약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약 10억 원어치가 팔려 3개월간 누적 매출액은 약 20억 원에 달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최근 식품 시장에서 저용량·소포장 제품이 주목받고 있지만 몬스터칙촉은 이를 뒤집어 오히려 더 크게 만들었다"면서 "기존 제품들과 차별점을 둔 역발상이 통한 것이다. 앞으로 다른 브랜드 제품도 몬스터칙촉처럼 낱개 포장 대용량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약XX, 몬스터XX' 이것들은 왜 떴을까.
'마약xx'이라고 불리는 중독성 강한 식품은 마약과 같은 효과를 일으킨다는 뜻에서 '마약'이라는 수식어가 단어 앞에 붙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마약 등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맛을 보면 약물에 중독된 것처럼 헤어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이라면서 "최근 식음료 업계 최고의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식품은 사람의 뇌에 꼭 마약 같은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탐닉하는 사람의 뇌는 곧 마약중독자의 뇌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또 “SNS 문화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마약’ ‘몬스터’처럼 자극적인 단어들이 섞인 것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이 일종의 놀이문화처럼 자리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몬스터xx의 경우에는 유튜브 등 SNS 영상 미디어에서 스타 BJ들이 푸짐하게 먹는 모습이 인기를 모으며 기업이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 사례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몬스터에 버금갈 만큼 많은 양 또는 커다란 식품을 먹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맛있는 걸 먹으면 행복해진다'라는 불변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이 정서를 공유하는 마약xx, 몬스터xx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