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1억 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약 1억 2000만 명 기록, 전 세계에서 해외여행 최대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중국인의 해외여행 관련 총 지출액은 약 1조 위안(한화 약 188조 원)을 초과했다. 접근성 용이라는 지리적인 장점을 가진 아시아 각국은 부유해진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 해 중국인들이 여행 오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인해 꼬였던 ·중관계가 개선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늘어날 것으로 풀이했지만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유통가의 분석이다.

한 유통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는 늘었지만 예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간 한국 대신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유입됐던 관광객이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 온라인을 통한 유입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을 위해 왕홍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왕홍(??·인터넷 유명인)은 중국에서 인터넷 스타를 뜻하며 ‘중국 마케팅’의 공식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왕홍은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로 중국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왕홍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를 유저가 선택하기 때문에 높은 구매전환율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온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에는 ‘왕홍 경제’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왕홍의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왕홍 시장 규모는 1000억 위안(약 1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왕홍경제연구원이 설립되는 등 중국 내 패션?뷰티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 역시 중국 내 온라인 유커를 잡기 위해 왕홍마케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일 월드타워점에서 왕홍 100명을 위한 부스를 마련해주고 20시간 동안 연속으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는 이색 라이브 방송을 실시했다.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된 왕홍 라이브 방송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서 12월 12일 진행하는 할인 행사 '쌍십이절'을 맞아 준비된 이벤트이다.

왕홍들은 보다 정확한 상품 소개를 위해 7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교육을 받기도 했다. 8일 새벽 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20시간 동안 연속으로 진행된 이번 왕홍 라이브 방송에는 50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 상품들이 소개됐다

왕홍들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마련된 50개의 부스에서 한국 화장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각자의 SNS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소개했다.

애경그룹은 왕홍과 함께 실시간 라이브 방송 ‘애경뷰티데이’를 진행했다. 자사의 뷰티 브랜드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와 ‘루나(LUNA)’의 제품을 이용해 국내 인기 드라마와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LG 생활건강 역시 지난 9월, 왕홍 9명을 초청해 ‘무빙 뷰티쇼999’를 진행했다. 왕홍이 뷰티 쇼 행사 전체를 SNS에 생중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중국 유명 SNS뿐만 아니라 주요 쇼핑몰 티몰(Tmall, 天猫)과 타오바오(Taobao, ?村淘?)에도 생중계돼 이목을 끌었다.

반면 왕홍마케팅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왕홍 마케팅이 오히려 상품 판매와 브랜드 인지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온라인 유통 전문가는 "왕홍은 회사나 단체에 속해 있기보다는 개인이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 하거나 제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또 왕홍의 경우 제품을 직접 팔거나 웨이상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제품 유통까지 맞길 경우 유통 질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최근 왕홍 마케팅 전개를 주요 사업 아이템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중국 현지 기업이나 한국 내 에이전시가 늘어나면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인터넷 생방송의 선정성과 상업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은 이러한 분위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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