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비축·대체재 확보·사전계약 '안간힘'
장기화되면 수익성 악화 불가피 우려

원·달러 환율이 1477원까지 상승하는 등 고환율 압박이 장기화하면서 연말연시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특히나 대형마트들은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서울외국환거래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오후 3시30분)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 압박이 거세지면서 대형마트업계는 자체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형마트가 수입하는 식재료의 원가가 높아지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우선 아몬드·냉동과일·올리브유 등 주요 원물은 1년치 연간 수매 계약으로 가격 및 물량 수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또 수입육의 경우 냉동육 5~6개월 치를 사전 확보했으며, 냉장육은 시세가 안정되면 확대할 예정이다. 의류 상품은 자체브랜드(PB) 기존 주요 생산지인 중국·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방글라데시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등 생산지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도 현재 냉장이 90%, 냉동이 10%인 돈육 판매 비중을 바꿔 환율 변동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냉동 품목 물량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냉장육은 원가 변동이 즉시 반영되는 구조라 환율 상승기에는 가격 리스크가 크게 작용하는 반면 냉동육은 비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자체브랜드 '심플러스(simplus)' 덴마크산 냉동 삼겹살 신상품을 출시해 냉동 라인업을 확대했다.
수입 수산물 시세 변동과 환율 강세에도 대응하기 위해 품목별로 산지 다변화·장기계약·국내산 확대 등을 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쿼터 축소로 인해 시세가 상승함에 따라,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산 고등어 물량을 전년대비 4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해 호주산 소고기 매입량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올 7월 사전 계약을 통해 호주산 소고기 물량을 전년 대비 약 20% 늘려 운영중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올 7월부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칠레 연어 지정 양식장을 운영해 연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업계는 지금의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 뿐 아니라 식품업계도 고심이 깊다. 다만 CJ제일제당, 농심, 삼양, 대상, 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수입 원재료를 3~6개월씩 비축하고 있어서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의 전략적 비축 및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가 절감 및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