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AI국 심사서 “단순 바우처엔 40억 쏟고 핵심 기술엔 푼돈” 질타
전남은 국비 확보해 치고 나가는데… 경기도는 ‘골든타임’ 놓치나

경기도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미래 성장 동력 ‘피지컬 AI(Physical AI)’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당초 계획 대비 예산이 7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삭감되면서, 막대한 도비를 들여 조성 중인 AI 클러스터가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전석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3)은 21일 열린 ‘AI국 동의안 심사’에서 경기도의 AI 산업 예산 편성이 주객이 전도된 채 표류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 AI 정책의 핵심인 ‘피지컬 AI 실증 사업’ 예산은 당초 필요액인 69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단순 지원 성격인 바우처 사업에는 무려 40억 원이 배정됐다.
전석훈 의원은 “미래 핵심 기술을 실증하고 선점해야 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데, 단순 퍼주기식 바우처 사업에 4배가 넘는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무너진 ‘위험천만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 의원은 타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해 경기도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었다. 그는 “어제(20일) 코엑스에서 열린 ‘피지컬 AI 국제 포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전라남도는 이미 국비를 확보해 피지컬 AI 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인 경기도가 정부 예산에서 배제된 것도 모자라 자체 예산조차 제대로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에 물리적인 클러스터 공간이 마련된다 해도, 그 안을 채울 교육 프로그램, 기업 매칭, 실증 사업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곳은 세금만 축내는 거대한 공실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10억 원으로는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지금을 놓치면 안 되는 ‘골든타임’으로 규정했다. 그는 “정부의 계획만 기다리다가는 2~3년 뒤에나 인프라가 완성될 것”이라며 “경기도가 지금 당장 독자 예산을 투입해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기술 종속국으로 남아 한 세기 이상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AI국장은 “예산실을 설득했으나 재정 여건상 일부만 확보된 상황”이라며 “국비 확보를 위해 지속 건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단순히 ‘노력하겠다’는 답변으로는 이 위기를 넘길 수 없다”며 “예산실과 재협의를 통해 당초 계획인 69억 원 수준으로 복구하거나, 최소한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의 증액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석훈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 먹거리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단 1%의 부족함도 있어선 안 된다”며 “상임위 차원의 예산 증액 노력은 물론, 집행부가 예산실을 설득하는 과정까지 끝까지 감시하고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