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사장단 인사···DX부문 CTO 윤장현
SAIT원장에 하버드대 석좌교수 박홍근 영입
노태문, 직무대행 꼬리표 떼고 대표직 달아

삼성전자는 21일 사장 승진 1명과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전영현(65)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은 기존에 맡아온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 직무를 내려놓고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 역할에 전념한다. 노태문(57)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무대행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DX부문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그대로 이끌게 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뒤 첫 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정현호 부회장 용퇴와 사업지원실 개편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반도체·스마트폰 실적이 회복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조직 재편보다는 기존 체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우선순위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D램개발실장,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거친 메모리 개발 전문가다. 지난 2017년부터 5년간은 삼성SDI에서 대표이사를 수행한 뒤, 다시 삼성전자로 복귀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았다. 이어 지난 2024년 5월부터 DS부문장을 맡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회사의 초격자 기술력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했다.
노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 입사해 혁신제품개발팀장, 상품전략팀장, 개발실장 등을 지내며 30년 가까이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2년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DX부문 최고기술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에 윤장현(57)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내정하고, SAIT 원장에는 하버드대 석좌교수 박홍근(58) 사장을 신규 영입했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각 부문의 기술 수장에 글로벌 석학과 인공지능(AI) 전문가를 과감히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윤 CTO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MX사업부 IoT(사물인터넷) & 타이젠(삼성 스마트기기 운영체제) 개발팀장, 소프트웨어 플랫폼 팀장, 소프트웨어 담당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했다. 사장 승진과 함께 DX 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 등 미래 기술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박 원장은 서울대 화학과 출신으로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여간 화학, 물리, 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 연구를 이끌어온 글로벌 석학이다. 내년 1월 1일 입사 예정이다. 향후 SAIT 원장으로서 나노 기술 전문성 및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핵심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