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 시세가 20일 다시 상승하며 연중 고점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금리 인하 시점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연말로 갈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시세닷컴에 따르면, 국내 금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순금(3.75g) 매입 가격은 74만 원, 판매 가격은 84만5천 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각각 5천 원, 2만3천 원 오른 수치다. 18K와 14K 가격도 일제히 상승하며 귀금속 시장이 전반적으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금뿐 아니라 백금·은 가격까지 동반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백금은 매입 26만1천 원, 판매 30만7천 원으로 각각 4천~5천 원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은 역시 매입 9450원, 판매 1만 1450원으로 각각 50원씩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뿐 아니라 백금·은까지 오르는 흐름은 전형적인 위험 회피 장세에서 나타나는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순금 제품별 매입시세를 보면, 골드바·검인 제품은 74만 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반지·메달 등 일반 검인 제품은 73만3천 원, 목걸이·팔찌는 73만2천 원으로 소폭 낮았다.
칠보, 무검 제품, 마고자 및 단추류는 72만5천 원으로 품목에 따른 시세 차별화가 뚜렷하다. 귀금속 업계는 “순도와 가공비 차이, 재매각 수요 등을 반영한 구조”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불확실성, 중동 지역의 지정학 긴장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지목한다.
국제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금 시세 상승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다.
한 귀금속 전문 분석가는 “연말 소비가 살아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용 금 매입 문의가 더 늘고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그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금 시세는 연말까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 금 가격이 미국 금리 인하 전까지 박스권에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귀금속 실물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골드바’와 같은 고순도 제품을 선호하며 실물 투자 시장의 변동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 시세가 다시 고점을 향해가면서 가계·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오른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리는 접근보다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