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슬로우 푸드(Slow-Food) 대신 스마트 푸드(Smart-Food)가 대세다.

몇년 전만 해도 건강한 먹거리와 웰빙에 대한 인기로 재료를 직접 다듬어 요리하는 슬로우 푸드(Slow food)가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스마트 푸드(Smart food)가 주목 받고 있다.

빅데이터 컨설팅 컴퍼니 롯데멤버스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소비자의 이용 행태를 다룬 ‘트렌드Y 가정간편식 리포트’를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 즉석밥 등의 가정간편식을 이용하는 사람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보던 것과는 달리 2019년 현재 10명 중 8명 이상(82.7%)이 이용해봤을 정도로 가정간편식이 보편화되었다.

이는 가사노동에 사용되는 시간·수고로움을 줄여 나를 위한 시간·투자를 늘리고자 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은 식사준비가 쉽고(68.4%), 빠르게(68.3%)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직접 재료를 사서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37.4%) 때문에 가정간편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원광대학교 창업지원단 윤진영 교수 "건강한 제철 식재료를 직접 요리하는 슬로우 푸드들은 편리하면서도 신선도를 동시에 유지하고 본래의 식감이 모두 가능한 스마트 푸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자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중간 유통을 거치는 농작물의 특성은 그동안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반 조리 식품을 포함한 가정 간편식으로 대체되면서 실용성과 편리성이 높아진 만큼 원재료의 식감과 신선도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었다"라며 "하지만 지역별 경쟁력 있는 먹거리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연계해 당일 수확 채소와 과일이 다음날 새벽에 배송 시스템 또는 유사 플랫폼 방식이 정착되면서 당일 소비자의 식탁에도 오를 수 있는 스마트 푸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도 미래형 먹거리 사업으로 스마트 푸드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가칭)’ 설립에 총 761억 원을 투자한다. 첨단 식품제조시설 설립에 필요한 제조·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이는 기존 설립계획(600억 원)보다 약 30% 늘어난 금액이며 작년 현대그린푸드 영업이익(697억 원)보다 큰 규모다.

현대그린푸드 김해곤 전략기획실장은 “이번 투자로 현대그린푸드는 국내외 식자재 시장뿐 아니라 B2C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며 “연간 1조 원 규모의 식자재 구매 역량을 활용해 신선한 식재료와 차별화된 소스로 만든 케어푸드 HMR 제품을 출시해 향후 5년 내 매출 규모를 3조 원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이번 현대그린푸드의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 선언이 식자재유통 사업과 단체급식서비스 부문에서 경쟁해 오던 CJ·신세계와의 새로운 경쟁을 위한 출사표라는 풀이가 나온다.

CJ는 CJ프레시웨이를 통해 식자재유통과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을 통해 가정간편식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세계도 신세계푸드를 통해 식자재유통과 식음, 위탁급식, 식품제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른 가정간편식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 이에 경쟁력을 강화의 일환으로 식품제조사업 진출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현대그린푸드의 등장으로 식품제조사업 부문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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