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빵의 그림자①] 반복되는 참사와 위기, SPC ‘상미당 정신’ 상실이 불러온 대재앙
[달콤한 빵의 그림자②] 내부고발자와 유가족, 묻혀버린 목소리
[달콤한 빵의 그림자③] 불통 기업 SPC, 여론 악화와 소비자 불매 운동
[달콤한 빵의 그림자④] SPC 구조적 문제, 협력업체 중심 경영이 낳은 딜레마
[달콤한 빵의 그림자⑤] 위기 앞에 선 SPC, 혁신과 쇄신의 길 찾기
SPC그룹은 국내 식품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반복된 산업재해와 안전 사고, 매출 둔화, 조직문화 문제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 기획 시리즈는 SPC가 마주한 구조적 문제와 현안들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그 본질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업계 현황과 전문가 의견, 내부 목소리를 종합해 SPC의 위기를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식품산업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도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SPC의 산재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고 그 자체가 아니라 내부고발자의 침묵과 유가족의 외로운 싸움이다. 구조적 위기를 알리려 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조직 내에서 묻히면서 또다시 불행이 반복되고 있다.
내부고발자, 침묵 강요당하다
2022년 SPC의 계열사 중 한 곳인 평택 SPL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현장 직원들은 이미 여러 차례 안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PC 내부에서는 ‘문제 제기’가 곧 ‘불이익’으로 돌아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부 직원은 “안전 문제를 말하면 눈치를 보고, 관리자들이 나서서 문제를 덮으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부 안전보고서가 사내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거나, 문제 제기를 한 직원에게 업무 배제 등 불이익 조치가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내부고발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기업은 산재 발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SPC 현장은 내부고발자 보호 체계가 미흡해 ‘침묵의 문화’가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위험을 숨기고 직원들을 침묵시키면 사고는 필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가족, 외롭고 힘겨운 싸움
SPC에서 발생한 사고 유가족들은 소통 부재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 유가족 측은 “사고 이후 회사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이 없었다”며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지만 형식적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 유가족은 “회사는 사고 후에도 생산 라인을 멈추지 않았고, 현장 개선보다는 이미지 관리에만 집중하는 듯해 실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사고 후 안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했다”고 답변했으나, 유가족과 노동계는 여전히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안전’보다 ‘생산’ 우선하는 기업문화
내부고발이 묵살되고, 유가족의 요구가 외면당하는 이면에는 ‘안전보다 생산 우선’의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 현장 직원은 “사고 위험을 알면서도 ‘생산 목표’를 맞추라는 압박 때문에 문제를 숨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가 쌓여 결국 위험한 작업환경을 고착시키고,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 변화 없이는 내부고발이나 유가족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부와 시민사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산재 사고와 내부고발자 침묵 문제는 단순히 SPC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현장의 안전 문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중이나, 법적 처벌과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기업에 안전문화 확립을 강제하고, 내부고발자 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시민사회의 감시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SPC는 반복되는 산재 사고를 멈추려면 내부고발자 보호와 유가족 소통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사고 원인을 은폐하거나 숨기려는 태도는 더 큰 사회적 분노와 불신을 불러올 뿐이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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