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렌탈의 유상증자 강행에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롯데렌탈이 강행할 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726만1877주를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신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2만9180원이다.
지난 2월28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시한 가운데 같은 날 롯데그룹은 어피니티에 지분을 넘겨 회사를 매각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어피니티에 2039만여주(지분율 56.2%)를 무려 주당 7만7115원에 팔기로 했다.
유증 신주 발행가액과 엄청난 가격 차이를 보이면서 기존 주주들이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중단 촉구
실제 지난 1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롯데그룹의 롯데렌탈 지배권 매각과 롯데지주 자사주 처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롯데렌탈 지배권 매각과 롯데지주 자사주 처분을 중단하라"며 "지배주주가 1조원 롯데렌탈 지배권 프리미엄을 독점했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지난 2월 28일 신주발행을 승인한 이사회가 단 20분 만에 끝난 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당시 이사회는 총 6명 이사 중 이윤정 사외이사가 불참한 가운데 최진환 의장을 비롯해 이장섭, 유승원, 최정욱, 최영준 등 5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기존 주주 입장에서 20% 희석화가 발생하는 극히 예민하고 중요한 안건인데 이사회 진행에 단지 20분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은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비판했다.
◆지분 4% 보유 VIP자산운용, 주주 서한 보내...다른 목적 있다
여기에 롯데렌탈 지분 4%를 보유한 VIP자산운용도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공모가 5만9000원 이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제동을 건 상황이다.
16일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주주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VIP자산운용은 "그간 두 차례의 비공개 서한과 대화 시도를 통해 진정성 있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롯데렌탈 측은 면담 요청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공개적인 호소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에서는 대주주의 지분매각과 이사회가 추진 중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별개의 사인이고, 유상증자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사채 조기상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에서 1000억원 모집에 6600억원이 넘는 수요가 몰리는 등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부채를 통해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의 불가피성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어피니티는 지난해 SK렌터카 인수 당시 더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대신 전액 부채로 조달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자금조달 차원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15일 상법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지금이 바로 각 이사가 자신에게 부여된 충실의무를 자각하고, 그 책임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소액 주주, 공동행동 착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도 롯데렌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며 본격적인 주주 공동행동에 착수한 상태다.
액트는 앞서 4일, 상법 제396조에 근거해 롯데렌탈 이사회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공식 청구하며 이번 사안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액트는 이번 사안을 단순 유상증자가 아닌 기존 주주 권리 침해 및 공정시장 질서 훼손으로 보고 ▲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철회, ▲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개매수 방식 재논의 등의 요구사항을 공식 발표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롯데라는 브랜드를 믿고 공모가 5만9000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현재 3만 원 대의 주가를 감내하고 있음에도, 정작 기업은 대주주와 사모펀드 간 거래에만 유리한 구조를 선택했다"면서 "이는 기존 주주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주주의 위임을 받은 액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15시 30분 기준 액트 플랫폼에는 1135명의 주주가 참여해 총 50만8405주(지분율 1.40%)를 확보했으며, 참여 주주 및 지분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액트는 주주명부 열람을 시작으로 전체 주주 대상 우편 발송을 통해 연대 기반을 확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