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김치공장'에 한해 영업이익 규모 투자…맛 유지・점유율 경쟁 쉽지 않을 것 분석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풀무원이 글로벌김치산업에 한해 영업이익 수준의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투자는 김치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향후 풀무원의 미래 먹거리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시장에서 판매할 김치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점에서 품질유지와 대상, CJ 등의 굵직한 경쟁사와의 경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라고 입을 모은다.
31일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글로벌김치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풀무원은 이곳에선 연간 1만톤의 수출용 김치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익산공장 공장설립을 위해 300억 이상의 막대한 자금도 쏟아 부었다. 풀무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00억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김치사업에 기업의 한해 농사를 상당부분 투자한 셈이다.
풀무원은 이번 준공을 통해 김치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복안이다.
특히 기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에서 직접 생산으로 전환하며 대상과 CJ 등의 기존 김치시장을 견인해온 대기업과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됐다.
일단 글로벌김치공장은 풀무원의 해외 매출 증가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그동안 공들인 해외 유통망에 김치까지 추가하며 해외매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다져온 유통 노하우와 역량이 있다"며 "미국·중국·일본 시장을 공략해 김치 세계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출 중심의 경우 김치 특성상 ‘일정한 맛’ 유지와 대기업과의 무한경쟁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이 베트남에 현지 업체를 인수해 김치 공장을 가동하는 이유다.
업계한 관계자는 “풀무원이 세계적으로 김치 시장이 커진다는 것을 감안해 일찌감치 도전장을 던졌지만 해외에서 김치를 유통해 본 경험이 부족한 점은 확실히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김치는 특성상 유통 속도와 저장에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고 더구나 해외 이동까지 장시간이 필요해 김치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상, CJ 등 글로벌 김치사업을 이끌어온 거대 유통공룡의 견제도 부담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외에서 김치 시장을 선도하며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는 이들 기업과의 경쟁에서 풀무원의 기존 유통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풀무원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그동안 식품에서 쌓아온 해외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김치사업 역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6년 인수한 미국 두부기업 '비타소이'로 충분한 현지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며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해 배송 시간에 맞는 상품을 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