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효과만 노린 ‘한국판 인스타그램’...실체는 어설픈 SNS종합세트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네이버가 운영했던 SNS ‘폴라’가 출시 4년만에 사라진다. 인스타그램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반짝 인기를 얻었으나, 결국 특색없는 기능과 정체성은 유저들에게 새로움을 주지못했고, 이후 관리 부실도 기존 이용자들이 이탈하게 만들었다.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SNS인 폴라는 사실상 어설픈 ‘SNS 종합세트’나 다름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학생 최진아(22 세)씨는 "한국형 인스타그램이 나왔다고 해서 관심을 두고 사용해 봤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의 UI를 그대로 차용한 데 그쳤을뿐만 아니어에 블로그 기능을 더했을 뿐 특별한 기능도 없어 이용에 불편했다"고 혹평이 쏟아냈다.
소셜 전문가들은 결정적으로 폴라를 이용할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후원자로 두고있지만, 단기 보상 이벤트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에 폴라를 이용했던 유저들도 공감하며 네이버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 폴라에 정착했지만, 이후 관리 대응이 부실했던 것. 출시 2년 만에 이벤트는 발길이 뚝 끊겨버렸다. 또한, 폴라를 이용하면서 네이버 검색에 노출되는 것이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로 활용될 줄 알았으나, 네이버의 잇속만 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먼저, 폴라가 ‘한국판 인스타그램’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를 비즈니스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폴라가 인스타그램에 필적할만한 특색은 없는데, 기능도 원조보다 떨어진다는 혹평을 남겼다.
한 비즈니스 마케팅 전문가는 “네이버폴라는 해시태그별로 정리해서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기본적인 시스템이나 UI는 인스타그램과 매우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폴라가 단순히 트렌드를 쫓아 인스타그램을 단순 카피만 한다면 망한다”며 “다소 냉정한 표현으로 글로벌 유저라도 무언가 차별화가 될 만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출시 당시 폴라를 직접 이용해본 일부 베타테스터들은 복잡한 구조를 문제로 삼았다.
한 폴라 베타테스터는 “폴라는 인스타그램을 베낀 티가 많이나는데, 기능은 원래 인스타그램보다는 덜하다”며 “인스타 쉽고 직관적인데 비해 폴라는 다소 복잡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폴라는 카카오스토리·인스타·블로그·포스트 기능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반”이라며 “다양한 기능은 좋지만, 사용자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폴라는 인스타그램에 비해 여러 사진을 올릴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언뜻 보면 사진이 굉장히 많아서 헷갈리기도 하다”며 “이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는 앨범 만들기로 들어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불편함을 지적했다.
그는 “본래 인스타그램은 10장 이내 사진과 15초 이내 간결한 동영상을 기반한다. 인스턴트처럼 직관적이고 간단한 사용법으로 유저들에게 인기를 끈 것이 특징”이라면서 “이에 비해 폴라는 인스타그램을 지향한다기 보단 모바일 블로그나 포스트에 가까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해도 폴라는 든든한 후원자인 네이버를 두고있다. 그런데도 4년만에 막을 내려야했던 이유는 뭘까. 소셜 전문가와 유저들의 의견을 물어봤다.
한 소셜 칼럼니스트는 시작부터 폴라의 성장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네이버가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유인 요소가 없어서다.
한 미디어 전문 칼럼니스트는 “네이버 자체가 국내에서 거의 독점적인 검색 포털이라고는 하지만, 네이버의 이용자가 모두 폴라라는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미 관심사 기반 SNS가 넘쳐나는 데 폴라를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폴라가 초기에 이벤트로 제공한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은 네이버 회원들에게 솔깃한 보상이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이벤트는 초기 유입만 관리할 뿐, 새 플랫폼에 유저들을 완전히 뿌리 내리도록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출시 초기 당시인 2015년 9월에는 폴라가 주최한 이벤트에 460만 건의 응모횟수가 기록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으나 현재 주간 이용자수는 1만 명대에 그쳤다.
여기에 폴라 유저들도 공감하는 한편, 운영자에게 실망감을 내비쳤다.
한 폴라 유저는 “폴라에 정착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각종 이벤트”고 “초창기에는 크고 작은 이벤트가 수시로 진행이 돼 많은 폴친(폴라 유저)들이 생긴걸로 안다”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이벤트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폴라 공식사이트에 따르면, 폴라는 지난 2016년부터 특정 카테고리 리뷰들을 선별해 네이버페이 보상을 지원해왔으나 2017년 7월 이후부터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
또 그는 “폴라는 이벤트 사업은 중단하고 유저들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한 것 같다”며 “네이버 검색 노출을 통해 유저들이 공들여 찍은 사진들이 네이버의 다양한 영역에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네이버 메인에 유저들이 찍은 사진들이 수차례 노출되고 타 영역에까지 무단으로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폴라 서비스 종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온 것 같다”며 “그 이유가 단순히 수익 때문이 아니라 네이버의 관심 밖에 벗어났기 때문인거 같다”고 말했다.
결국 폴라의 주간 이용자수는 1만명대에 그치게 되면서 오는 9월 말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폴라 서비스 종료에 따라 이용자의 데이터도 함께 파기된다. 네이버 측은 서비스 종료 시점인 9월30일까지 작성한 게시글과 댓글, 공감 및 스크랩수 등의 데이터에 대해 백업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백업신청이 마무리된 데이터는 이후 PC에 내려 받아야 한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는 데이터가 파기되기 때문에 데이터 복원 및 백업을 할 수 없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