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금리·규제 완화, 대출 수요 자극하며 급등세
‘빚투’ 심리 재확산에 신용대출 15일 만에 1.9조↑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https://cdn.pinpointnews.co.kr/news/photo/202505/345038_343854_1652.jpg)
최근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7월부터 시행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에 앞서 ‘막차 타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기준 총 745조9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743조848억원)보다 2조8979억원 증가한 수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5월 한 달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같은 기간 1조7378억원 늘어난 591조167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역시 1조939억원 증가하며 103조587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4월 한 달간 증가한 8868억원을 초과해 증가세가 뚜렷하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9월 이후 금리 인상과 대출 총량 규제로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연초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 규제 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출 수요를 자극했다.
특히 지난 2월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주택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러한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면서 담보대출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계약 이후 실제 대출 실행까지는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점 매수를 노린 투자 수요도 신용대출 증가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빚투’(빚내서 투자) 심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될 DSR 3단계 규제다. 이 규제는 모든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때 차주의 모든 부채를 합산해 DSR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다중 채무자나 고액 대출자의 경우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막차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는 7월 DSR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현재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상당 부분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선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지만, 규제 자체만으로도 대출 증가를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5월의 가계대출 급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7월 이후 대출 심사가 한층 엄격해지고 한도가 축소되면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정례간담회에서 “증가 수준은 금융위 연간 증가 범위 대비 튀는 수준은 아니다”며 “3단계 DSR 시행 한두 달 전 월별 관리 목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