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지급금 15조2천억원...비급여주사제·근골격계 치료 35.8% 차지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고가 치료도 증가...지급 가장 많았던 기관은 '의원'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이 1조6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영양제 주사·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항목에만 5조원 가까운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이 1조6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영양제 주사·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항목에만 5조원 가까운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이 1조6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영양제 주사·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항목에만 5조원 가까운 보험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전체 지급보험금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000억원(8.1%) 증가했다. 이 중 비급여 항목이 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실손보험금 지급현황. 자료=금융감독원

특히 영양제 등 비급여주사제(2조8000억원)와 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근골격계 치료(2조6000억원) 항목에서만 5조4000억원이 지급됐다. 이는 전체 지급보험금의 35.8%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암 치료 관련 실손보험 지급액(1조6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비급여주사 보험금은 2023년 25.3%, 2024년 15.8% 증가했고, 근골격계질환 보험금은 2023년 12.0%, 2024년 14.0% 늘어나는 등 '쏠림현상'이 한층 심해졌다. 

비급여 항목 가운데 무릎줄기세포주사(645억원), 전립선결찰술(438억원) 등 고가의 신의료기술 관련 치료들도 지난해 각각 40.7%, 29.1% 증가했다. 

실손 지급보험금 의료기관종별 비중. 자료=금융감독원
실손 지급보험금 의료기관종별 비중. 자료=금융감독원

지급 기관별로는 상급종합병원보다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지급된 비급여 보험금이 더 많았다. 실손보험금 지급이 가장 많은 곳은 의원(32.2%)이고 그다음이 병원(23.3%), 종합병원(17.3%), 상급종합병원(14.0%) 순이었다. 비급여 항목으로만 보면 의원(37.5%)과 병원(28.6%) 비중은 66.1%로 더욱 높아졌다. 

실손계약 1건당 연간 지급된 비급여 보험금은 실손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1세대 실손의 경우 연간 비급여 평균 지급액이 4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2세대는 25만4000원, 3세대는 18만2000원, 4세대는 13만6000원 순이었다. 자기부담률이 낮은 과거 상품일수록 지급액이 높았다.

다만 1·2세대 실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실손보험의 보험손익과 손해율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1조6천200억원으로, 전년(-1조9천7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3500억원 개선됐다.

경과손해율은 99.3%로 전년(103.4%)보다 4.1%포인트(p) 낮아졌다. 세대별 손해율을 보면 1세대는 97.7%, 2세대는 92.5%로 100% 미만인 반면 3세대는 128.5%, 4세대는 111.9%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0대 남성 기준 월 보험료는 2세대가 4만원, 3세대는 2만4000원, 4세대는 1만5000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실적과 손해율은 개선됐으나 이는 보험금 누수방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보험료 인상에 주로 기인한다"며 "병·의원급을 중심으로 비급여 주사제·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항목 보험금 쏠림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 개편의 일환으로 비급여 보장 범위·한도·자기부담률을 조정한 '5세대 실손보험'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핀포인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