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심플리쿡이 르크루제와 손잡고 기간 한정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GS리테일은 자사가 운영하는 심플리쿡(SIMPLY COOK)이 프랑스 명품 키친 앤 다이닝 브랜드 르크루제의 시그니처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르크루제와 색다른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된 프로모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플리쿡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르크루제 무쇠 주물냄비의 가장 최신버전 ‘시그니처 시리즈’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손질된 재료와 레시피만으로 간단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심플리쿡 밀키트 제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르크루제 시그니처 18cm 이상 사이즈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심플리쿡 3종(궁중버섯불고기, 더덕돼지주물럭, 전복미역국)을, 22cm 이상 사이즈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호박고구마 닭볶음탕’이 포함된 심플리쿡 4종을 모두 제공한다.

그런데 이는 뭔가 이상하다.

심플리쿡은 요리에 필요한 육류, 야채, 소스, 육수 등 모든 식재료를 칼질도 필요 없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상태로 정량만큼 포장해 상세한 레시피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비자들은 레시피에 맞게 준비된 식재료를 그대로 조리하기만 하면 된다. 장을 보고 요리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동시에, 요리의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기존 렌지업만으로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이나 반조리 상품인 RTC와는 명확한 차별성을 갖는다고 GS리테일 측은 설명했다.

심플리쿡 론칭 당시 GS리테일 측의 설명을 보면 1인 가구와 싱글족 그리고 맞벌이 부부가 주 타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요리하는 시간을 줄이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젊은층에게 가장 어필하는 서비스로 인식됐다.

하지만 컬래버레이션 하는 르크루제 냄비는 개당 10만 원대 후반~20만 원대에 달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명품 주방기기로 알려진 고가의 냄비다. 또 한 개에 50만 원대에 달하는 냄비도 많다.

이렇게 고가의 냄비를 사야만 심플리쿡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프로모션인가?

GS리테일 측은 "바쁜 일상으로 요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거나, 평소 요리가 어렵다는 생각에 배달음식과 외식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했다"며 "간편한 밀키트를 전문 키친웨어에 요리해 쉽고 빠르게 셰프가 만든 것 같은 요리를 즐기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심플리쿡의 편리함과 르크루제 무쇠냄비의 우수함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즉 르크루제 같은 고가의 냄비로 만들면 요리사가 만든 음식처럼 된다는 뜻이다. 심플리쿡의 원래 취지는 누구가 쉽고 간편하게 집밥 느낌의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아닌가. 그런데 무쇠 주물 냄비를 구입해 그것으로 요리를 해먹으라는 프로모션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요리전문가 하태철 씨는 "요리는 어디에 조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주물 냄비에 조리하게 되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 씨는 "하지만 가정 간편식으로 선보인 제품 프로모션을 하면서 고가의 냄비와 컬래버레이션 했다면 그 취지가 조금 무색한 격이다"라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직접 조리하기보다 완제품을 선호하면서 HMR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기업들이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해 온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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