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해 성장동력 확보
美 자회사 스타키스트 담합 소송 해소로 투자 탄력

동원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18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동원F&B는 상장 폐지 되고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글로벌 성장이 필요한 동원산업 입장에서는 이번 포괄적 주식 교환을 기반으로 식품 부문의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렬·송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동원산업이 상장 자회사 동원F&B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추진한다"며 "성장성 확보(국내외 식품산업 통합과 글로벌 사업 확장)와 기업가치 제고(더블 카운팅 이슈 제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동원F&B 상장폐지 후 100% 자회사로 전환하는 건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의 첫걸음을 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복상장 해소를 통해 지배구조 단순화, 전략적 일원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지주사들의 경우 자회사 중복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으로 인해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이 역대 최대 67%로 주식시장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됐다. 

동원그룹이 해외 인수합병(M&A)까지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차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것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이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스카사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으로 묶어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기존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목표다.

앞서 동원그룹 측은 "그동안 동원F&B 단독으로는 자금력 부족 등으로 글로벌 대형 M&A가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동원산업 주도로 빠른 성장을 위한 M&A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동원F&B는 글로벌 식품사 등 매물을 적극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원F&B 편입 발표 이후 동원그룹에는 다양한 분야의 인수의향서가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산업이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담합 소송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도 M&A 행보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송합의금 지급으로 추가 재무부담이 해소된 만큼 신사업 확대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동원산업은 2년 전 HMM 인수전에서도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유상증자와 자회사 전환사채(CB) 발행 등 내부자금 조달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동원산업은 2005년 디엠푸드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10년간 ▲테크팩솔루션(2014년, 2750억원) ▲금천(2015년, 450억원) ▲동부익스프레스(2017년, 4200억원) ▲세중(2021년, 410억 원)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맥도날드, HMM 인수전이 무산되며 M&A 행보가 한동안 멈췄다.

재무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동원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4719억원, 잉여현금흐름은 1394억원이다. 과거 동원산업의 M&A 규모를 감안하면 내부자금만으로도 충분한 투자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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