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노미네이션의 잘못된 정보 만연…한은, "검토도 추진도 없다"못박아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최근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을 놓고 갑논 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화폐개혁 전에 미리 아파트를 사고 금을 매입해야 한다는 가짜 뉴스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라디노미네이션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정작 이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곳곳에서 퍼지는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에 당국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한 각종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라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된다면 우리의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가?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 개혁 중에서도 화폐의 액면만 바꾸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현재 1000원을 1원으로 낮추는 식으로 이미 단위가 커져서 불필요한 화폐 단위를 거래 편의성 측면에서 바꾸는 방식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은 앞서 지난 3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회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공론화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의원들 질의에 동의한 게 발단이 됐다. 이후 금융당국의 의도와 무관하게 유튜브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며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유튜브 등에서는 '화폐 개혁이 몰고 올 부동산 대폭등 시나리오', '부동산 핵폭탄 터진다' 등의 동영상이 조회 수 73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확산 중이다.

해당 동영상들은 화폐 개혁으로 체감 가격이 하락하며 돈이 부동산에 쏠리고 이는 '부동산값 폭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또 화폐가치가 떨어지니 '금이나 비트코인을 사둬야 한다' 등의 주장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 외에도 지하경제 양성화 과정에서 '정부가 5만원권처럼 장롱 속에 숨어 있는 고액권을 세상으로 끄집어내 소비 활성화에 활용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에 최근 금이나 부동산, 달러 자산 같은 실물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5월 들어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 평균 일일 금 거래량은 3월보다 2.5배 증가한 42.9㎏에 달하고 있다. 금 1g 가격은 20일 기준 4만8950원으로 최근 크게 오르며 잘못된 정보에 실물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설사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된다고 해도 유튜브 등에서 제기한 정보는 가능성이 낮거나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라고 말한다.

특히 일부 기대 심리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은 작용할지 몰라도 부동산이나 금값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또 심리적 요인 역시 양면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물가상승과 지하경제의 양성화 등의 기대 효과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이라는 설명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된다면 부동산 부흥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시장 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금값 역시 가격이 세계시장의 영향을 받는 만큼 우리의 리디노미네이션에 따른 변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물가의 경우 몇십원 몇 백원의 끝 단위 돈이 없어지며 일부 생필품에 대한 가격 상승은 가능할 수 있다”며 “대신 대략 350조~4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지하경제에 묶인 돈이 현금화를 위한 교환 과정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어 지하자금을 끌어낸다는 목적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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