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역대급' 가격 갱신...경유 평균 판매가는 1564원 기록
美 대러 제재 등 지정학적 불안 지속…WTI 종가, 5개월만 최고치

한 시민이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여파로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국내 유가도 함께 상승하며 서울 휘발유값이 L당 1782원을 넘어섰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L당 1711.73원을 기록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1782.71원으로 18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2일 연간 최고치(1785.16원)를 달성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유 가격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564.08원으로, 지난해 12월 19일 1500원대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이 같은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다가,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2∼3주의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선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80.04달러로, 전장 대비 2.54달러(3.28%) 상승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ICE 선물거래소에서 2.11달러(2.64%) 오른 배럴당 82.0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작년 12월 31일 WTI 71.72달러, 브렌트유 74.39달러로 거래된 뒤 각각 11.60%, 10.26%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지난 10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러 제재 정책을 발표한 이후 더욱 가팔라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제재로 인해 국제유가가 올해 예상 수준(70∼85달러)의 상한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의 러시아 석유 부문에 대한 제재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제재가 러시아의 원유 공급망과 배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으나, 투자은행인 ING는 러시아와 구매자가 우회 방안을 모색하며 실제 공급 감소는 더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가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며 유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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