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가 ‘홈쇼핑 전문가’라는 명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경영에 있어 여러 과제를 직면하고 있다. 최근 롯데홈쇼핑은 실적 악화와 규제 강화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캐릭터 ‘벨리곰’ 외에는 뚜렷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실적 부진 속 벨리곰의 독주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의 2024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208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98억원에 그쳤다. TV 홈쇼핑 시청률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디지털 전환의 속도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가운데 캐릭터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에서 유일하게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벨리곰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마케팅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롯데홈쇼핑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부진을 벨리곰 하나로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신사업 확대에도 체감 성과 부족
김 대표는 신사업 발굴과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벨리곰 IP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이 있다. 벨리곰은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일부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이외의 신사업들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문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감독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방송 편성 심사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사건으로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윤리적 문제 또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었다.
■‘홈쇼핑 전문가’ 명성에도 경영 성과 미흡...리더십 시험대에
김 대표는 홈쇼핑 업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으며 ‘홈쇼핑 전문가’로 불려왔다. 그러나 취임 후 롯데홈쇼핑이 맞닥뜨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벨리곰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현재 김 대표는 급변하는 업계 환경 속에서 롯데홈쇼핑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위기 관리와 체질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존 방송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회사의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 회복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혁신을 통한 성장과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립”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벨리곰 캐릭터의 성공 외에 회사 전체의 성과를 견인할 명확한 전략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신뢰 회복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