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이마트가 이탈리아 치약 마비스(Marvis)를 선보이면서 '치약계의 샤넬'이라는 홍보문구를 붙여 네티즌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마비스는 이탈리아 여행 쇼핑 필수품으로 언급되는 상품이다. 100년 이상 지속된 이태리 전통 기법으로 추출한 ‘천연 민트’를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 치약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작은 사치를 통해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소확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생필품 영역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치약의 대표주자인 마비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최근 가격대가 1만 원 이상에서 수만 원대에 이르는 프리미엄 치약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에 이어 아모레퍼시픽 치약에서도 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것 등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생활용품에 들어있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치약이 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치약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계기로 치약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구매하면서 인체에 대한 안전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됐다"면서 "성분과 기능을 중요시하는 소비패턴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비싼 치약에 대한 효능면에서 만족할만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인 한정연 씨(35 세)는 "치약은 입안에 직접 들어가는 제품인 만큼 신경 안 쓸 수가 없다"면서 "최근 사용해봤는데 그에 상응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 수 없다. 심리적인 효과뿐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치과업계 관계자는 "생산업체들이 일부 기능을 추가하면서 값을 너무 비싸게 책정한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천연 성분의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사용법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광고업계 관계자는 "마비스가 유명한 치약이긴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유독 인기"라면서 "치약계 샤넬이라는 홍보문구는 과장됐다. 유럽은 오랜 전통의 치약 등 생활용품 브랜드가 많다. 마비스 역시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품 브랜드가 펼치는 광고의 상징적 이미지는 바로 우리가 꿈꾸는 신화와 환상의 세계와 동일시된다"라며 "따라서 소비자는 제품 그 자체의 실용성이나 필요성보다는 제품이 상징하는 어떠한 환상에 이끌리게 됨으로써 소비를 하게 되는데, 결국 이러한 소비 행위는 소비의 고급화를 추구하게 되며, 소비의 고급화 추세는 바로 명품 소비와 직결된다. 그런데 치약이 그런 환상과 치환될 수 있는냐는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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