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A2' 100% 전환…매일·남양 외식, 건기식 등 집중

한 대형마트의 우유 진열대. (사진=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의 우유 진열대. (사진=연합뉴스)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된다. 이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수입산 유제품에 무관세가 적용되면 국산 우유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유업체들은 각각 위기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사업 다각화와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 우유가 국내에 무관세로 들어온다. 미국산 유제품은 올해 관세가 2.4% 적용되지만 내년부터 제로(0)가 된다. 유럽산 유제품도 마찬가지다.

우유 시장 완전개방을 1년 앞두고 유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먼저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우유로 출시한 'A2 우유'로 생산 우유를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A2 우유는 A2 단백질을 보유한 젖소에서 얻은 우유다.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까지 A2 원유 비율을 10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수입산 우유와 경쟁에서 고품질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매일유업은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 식물성 음료로 불리는 아몬드브리즈·어메이징오트·매일두유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성인영양식을 담당하는 매일헬스뉴트리션, 디저트 사업 담당 엠즈베이커스,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엠즈씨드 등 계열사를 통한 사업다각화에 한창이다.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남양유업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 20분기 만에 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연간 흑자전환에 도전한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이너케어'나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우유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흰우유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고환율로 인한 원가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백색시유(흰우유) 소비량은 2023년 기준 25.9kg으로 집계됐다. 2001년 31kg과 비교하면 약 5kg 줄어든 것이다. 가공유 역시 2001년 5.1kg를 기록한 뒤 2005년 7.9kg까지 늘었다가 2023년 5kg로 줄어들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유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흰우유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유업계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3% 줄어든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감소했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24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억900만원으로 20분기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우유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수익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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