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부장 겸 편집부국장
생활경제부장 겸 편집부국장

매년 11월이 되면 사람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린다. 이 날은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전 세계적인 쇼핑 열풍을 일으키며 소비 문화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의 시작은 지금과 같은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예상치 못한 사건들에서 출발했다.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은 196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등장했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끝난 금요일 대규모 할인 판매가 시작됐고, 쇼핑객들이 몰리면서 필라델피아의 도심은 극심한 혼잡에 시달렸다. 이를 처리하던 경찰들은 업무량이 급증한 금요일을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이라 부르며 부정적인 의미를 담았다. 상인들 역시 인파와 혼잡 속에서 피로를 느끼며 이 표현에 동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검은 금요일’은 상업적으로 중요한 시기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할인 행사가 점차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이날을 기다리기 시작했고, 기업들에게는 매출을 끌어올릴 기회로 자리 잡았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오늘날과 같은 상징성을 얻게 된 데에는 회계 관행도 한몫했다. 미국 기업들은 손실을 ‘적색(레드)’으로, 수익을 ‘흑색(블랙)’으로 표시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점이자 기업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중요한 날로 자리 잡았다. 재고를 정리하고 연말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기업들과 할인 혜택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미국 내 오프라인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제공하며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열리며 쇼핑 열풍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제 블랙프라이데이는 단순히 쇼핑 행사를 넘어 소비자와 기업이 소통하는 축제가 됐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며 쇼핑의 즐거움을 누리고, 기업들은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와 교감하며 매출을 증대시킨다. 연말 대목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소비의 장으로 변모했다.

오늘날 블랙프라이데이는 단순한 할인 이벤트를 넘어 현대 소비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기대되는 이날은 단순히 구매와 판매를 넘어 상생의 축제이자,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비의 즐거움과 기업의 도전을 동시에 담아내며 앞으로도 글로벌 소비 문화를 선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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