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영업익 '동반 하락'
시장점유율 1위도 삼성에 내줘
증권가 "단기간 성장 어렵다"

내년이면 취임 3년차를 맞는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암운이 드리웠다. 남창희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등 역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1위 자리도 뺏긴 상황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올 3분기 매출 6859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5%, 영업이익은 13.8%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역신장이지만, 역신장 폭이 줄어들기도 했고 일부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부분을 제외하면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부터 체질 개선에 돌입한 롯데하이마트의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단기간 가시적인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남 대표의 체질 개선 전략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뉴얼을 완료한 점포는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전체 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업황 부진이 길어지다 보니 회복 속도가 기존 예상보다 더디다"고 분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0년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고비용 점포 정리, 악성 재고 정리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2022년 정기 인사에서 남 대표가 회사를 맡은 이후로는 자체브랜드(PB)상품 확대, 케어서비스 출시 등을 통해 고객층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점포 리뉴얼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이마트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은 체험형 매장으로 바꾸고 있다.
남 대표의 이 같은 승부수가 통했던 측면도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2022년 창립이래 첫 영업손실(52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엔 8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성장을 견인해 줄 날개가 단기적으로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가 장기적으로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전략을 개선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1위 자리도 삼성전자판매에 내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가전판매 전문점 4개 회사 중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는 삼성전자판매(33.8%)였다. 롯데하이마트의 시장점유율은 32.7%로, 삼성전자판매와는 1.1%포인트 차이를 벌렸다.
이처럼 롯데하이마트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남 대표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외형 확장 전략을 강조해왔으나, 임기 마지막인 올해 이렇다 할 성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 대표는 롯데하이마트가 어려운 시기에 실적 개선을 이끌어 연임에 대한 기대가 큰 인물"이라면서도 "남 대표가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중장기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만큼 롯데하이마트의 성장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