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차혜린 기자] 차움과 바디프랜드가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명성에 걸맞지 않은 꼼수가 포착됐다.
차움은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을 차움 명예회원으로 위촉했다고 19일 밝혔다.
차움 측은 명예회원으로 위촉된 박항서 감독에게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항서 감독은 △차움의 1인 검진룸(Hive)에서의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 △면역증진 및 순환을 돕는 웰니스케어 프로그램 △8가지 체질 진단을 통한 한방진료센터 건강관리 등 차움만의 전문적인 건강증진 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파파 리더십'으로 불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4강 및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고,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박 감독의 명예회원 자격을 자세히 살펴보니 핵심은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차움은 차병원그룹이 ‘미래형 병원’이라는 구호 하에 지난 2010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설립해 현재 △헬스라이프센터 △뷰티라이프센터 △신경근골격센터 △한방진료센터 등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병원 규모로 보면 건강검진 서비스 정도는 극히 일부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박항서 감독에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니. 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이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 의료영리화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차병원그룹에서 세운 차움은 2017년부터 아르메니아에 진출해 유럽과 러시아·중동인들이 찾는 의료센터 건립에 나서는 등 해외 의료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차움은 이곳을 헬스케어 허브로 만들어 러시아, 유럽, 중동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앞서 2015년 모스크바 한 대형 고급 민간 병원과 환자 송출 및 원격 진료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었으며 2016년에는 카자흐스탄 정부, 몽골 국립병원 등과 협업해 환자 교류 및 의료진 연수프로그램 운영했다. 또 2017년 2월 계열사인 차헬스케어가 싱가포르 내 전문클리닉 운영사인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SMG)’사의 주식을 인수하며 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도 모색중이다.
차움의 노림수는 바로 이 지점이다. 베트남 내 박항서 효과를 등에 업고 동남아 시장을 노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차움이 건강검진 서비스 정도를 제공하는 명예회원을 위촉한적이 없었다"면서 "현재 차움은 해외 의료 진출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주요 해외시장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차별화된 글로벌 서비스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의료 진출이라는 허울 좋은 의미를 부여해 타국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고가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떠 안기려는 속내가 보인다"라며 "차움을 비롯해 대형 의료기관들이 돈벌이에만 눈이 멀었다"고 지적했다.
바디프랜드 역시 같은 시기에 해외 진출 노림수가 엿보이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바디프랜드는 루이비통과 로에베 등의 아트디렉터를 역임한 빈센트 뒤 사르텔을 디자이너로 영입했다고 19일 밝혔다.
1961년생인 사르텔은 프랑스 산업디자인고등대학(ESDI)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1987년 루이비통에 입사해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고 로에베 등의 브랜드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패션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빈 사르텔이라는 디자이너는 루이비통에 1987년 입사했지만 이후 언제까지 루이비통에서 근무했다는 설명이 없다. 그러나 이 보도자료 제목만 보면 루이비통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력의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바디프랜드에 영입된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로에베 역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이곳까지 거친 디자이너라고 하면 신뢰가 쌓인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일수록 해당 브랜드마다 수 십명의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가 존재한다. 또 직접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 외에 다양한 업무가 있기 때문에 루이비통, 로에베 출신이라는 점만으로는 바디프랜드가 내세우고 싶은 '명품 디자이너'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디 프랜드는 왜 굳이 루이비통, 로에베 근무 경력을 홍보 전면에 내세웠을까. 이 역시 회사 측이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디프랜드는 오는 5월 프랑스 파리 오스만 거리(Boulevard Haussmann)에 2층, 총 200평 규모의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미국,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플래그십 스토어이며, 유럽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빈센트 뒤 사르텔 디자이너의 영입은 바디프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현지 시장 공략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럭셔리를 추구하는 유럽인들의 감성에 맞는 헬스케어 기기와 가구 등을 디자인해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이 외국인 디자이너 한 명을 영입함으로써 루이비통 출신의 디자인이 들어간 프리미엄 안마의자라는 노림수 외에 프랑스에서는 자국 디자이너의 디자인으로 현지인에게 최적화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안기고자 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인들은 자국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 아닌가.
그런데도 바디 프랜드 측은 사르텔 디자이너는 향후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비롯한 프리미엄 헬스케어 제품의 디자인을 총괄할 것이라며 마치 그의 영입이 프리미엄 상품 개발을 위한것인양 포장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