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고삐풀린 물가가 '불가항력'"으로 오르고 있다. 물가가 오를수록 할인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다. 소비자들은 조금 더 싼 곳, 조금 더 큰 할인을 찾아 발버둥칠 수밖에 없다.

TV 광고마다 할인 혜택과 저렴한 가격을 직설적으로 피력한다. 소셜커머스 업체도 다양한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들의 할인행사에 열광하지만 '할인 경제'의 본질은 그리 위대하지만은 않다.

모바일 커머스 티몬의 ‘타임어택’이 대표적이다.

티몬은 타임어택 프로모션을 통해 상품 구매에 성공한 고객이 행사 진행 첫 달 대비 2.4배 늘었으며, 지금까지 누적 70만명에 달한다고 4일 밝혔다.

티몬은 지난해 11월 1일, LG노트북을 78% 할인된 9만9000원에 10대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5회에 걸쳐 타임어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가의 전자제품, 여행상품을 비롯해 패션잡화, 식품 등 비교적 저렴한 생활용품까지 88일간 지속되어온 타임어택에서는 총 1994가지의 다양한 상품이 선보였는데, 이들의 평균 할인가는 온라인 포털 검색 최저가 대비 70%에 달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금까지 누적 총 150억 이상의 할인 혜택을 받은 셈이다.

티몬은 보도자료에도 밝혔듯이 78% 할인된 LG노트북은 고작 10대만 내놨다. 소비자들은 이 초저가 노트북을 구입하기 위해 티몬 홈페이지를 들어가더라도 순식간에 '품절'되는 상황에 직면해야 한다.

한 소비자는 "노트북을 저렴하게 판다는 기사를 보고 오픈 시간에 맞춰 온라인으로 접속하려 했지만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물량도 고작 10개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고작 10개를 가지고 저렇게 언론 플레이를 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과장 홍보 아니냐"며 "이게 할인행사냐, 경품행사지"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티몬의 타임어택 행사는 특권 지향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할인 혜택은 몇 분 만에 클릭에 성공하는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된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고스란히 '비싼 값(정상가)'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유통업체의 얄팍한 상술에 화가난 소비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한국소비자연대 김남희 간사는 "할인의 수혜자가 사회적 약자 중심이라면 할인 경제는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칭 '복지국가'라는 대한민국의 할인 경제는 아직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측면에서는 걸음마 수준"이라면서 "혜택이라는 말로 포장은 되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할인 경제는 철저히 자본 지향적"이라고 꼬집었다.

할인 경제 속에서 존재하는 것은 소비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가진 능력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몬은 보도자료를 통해 타임어택에서 2번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 비중은 30%가 넘었다고 밝혔다. 5건 이상 구매한 고객도 전체의 6%나 됐다. 워낙 다양한 특가 상품이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만큼, 한번 선착순 구매에 성공하게 되면 요령을 터득하면서 중복해서 구매하게 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다시 말해서 타임어택용으로 제공된 초저가 할인 제품은 순식간에 품절이 되지만 이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들은 결국 티몬이 내놓은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 때문에 초대박 할인이라는 미끼를 문 소비자는 나도 모르게 티몬의 타임어택 대박에 일조하게 되는 셈이다.

또 티몬은 타임어택 상품 구매 팀까지 보도자료에 언급한다.

구매요령으로 매일 자정에 오픈되는 당일의 타임어택 상품 라인업을 먼저 숙지한 뒤, 상품의 판매 시간 5분전에 미리 알람을 맞춰놓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사고자 하는 상품이 금일 점심 12시에 공개되는 ‘아디다스 슈퍼스타’ (100개 한정/ 19,900원)이라면, 티몬 검색창에 ‘타임어택 아디다스 슈퍼스타’란 키워드를 미리 적어놓고, 정확한 위성시계 시각으로 12시00분00초 정각에 맞춰 검색을 눌러 해당 딜에 접속한다.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접속할 때보다 해당 딜이 바로 떠서 조금 더 빨리 구매할 수 있다. 한가지 더 팁이라면, 티몬 캐쉬를 미리 적립해 놓은 뒤 적립금을 통해 결제하게 되면 신용카드 결제보다 처리 속도가 빨라 구매 확률이 좀더 높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대 김남희 간사는 "해당 업체에서 설명한데로 미리 접속할 수 있는 소비자는 일부일 뿐"이라면서 "같은 일이 개선되지 않으면 특가 행사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처럼 소비자 불만이 계속 커진다면 모처럼 달아오르는 쇼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진원 티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티몬의 타임어택은 극히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아니다”라며 “특정시간대 한정수량만 파격가로 선착순 구매할 수 있다는 타임세일의 속성은 같지만,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닌 상품이 계속 바뀌면서 매일 지속되는 프로그램으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누구나 득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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