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2·3차 권고사직 추가로 진행 중
C커머스 공습에 실적부진도 악영향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실적이 부진한 이커머스 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저성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던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 롯데온은 최근에도 2,3차 권고사직을 추가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권고사직 대상은 팀장급은 물론 대리급까지 포함됐다.
법원의 회생절차개시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위메프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에 돌입한 상태다.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큐텐의 계열사 인터파크커머스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에게는 8월분 임금을 보장하고 지난달 31일까지 유급 휴가를 지원했다.
이와 함께 인터파크커머스는 내부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과 직무 변경, 임금 지급 지연 또는 분할 정산 등도 고지했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에 남아있는 인원은 200명 안팎으로 전해진다.
SSG닷컴 역시 지난 7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분할돼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첫 희망퇴직이었다. 대상은 2022년 7월 1일 이전 입사한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으로 한정됐다.
영업본부장이었던 최훈학 전무가 대표직에 오른 직후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SSG닷컴의 인적 쇄신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SG닷컴과 함께 수장이 교체된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G마켓도 희망퇴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매각이 진행 중인 11번가 역시 지난해 말과 지난 3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여기에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C커머스(알리 익스프레스·테무·쉬인) 침공 속에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실제 올해 국내 e커머스 업체 실적을 살펴보면, 쿠팡은 상반기 1500만달러(약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컬리도 올해 1분기 별도 기준으로 5억257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9년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자체 배송망을 갖추지 못한 G마켓과 SSG닷컴은 각각 76억원과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1번가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378억원에 달했고 롯데온도 423억원을 기록했다.
고물가에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쿠팡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알리·테무 등 글로벌 기업의 공세마저 이어지자 국내 유통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며 기업들의 희망퇴직 등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