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 전년 말 대비 3조원 늘어
원리금 보장·자산 등 각사 장점 내세워 '1위' 이미지 마케팅 경쟁

사진=각 사 취합
사진=각 사 취합

증권사들이 10월 시행 예정인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기 투자 자산인 퇴직연금의 특성상, 이번 현물이전 제도는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고객 유치의 중요한 기회로 인식된다. 이에 증권사는 퇴직연금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90조704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6%(3조964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 보험의 적립금은 각각 2.2%, -0.6%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률을 보인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10월 15일부터 시행되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영향이 적지 않다. 기존의 퇴직연금은 타 금융사로 이전을 원하면 운용 상품을 모두 매도하고 현금화해야 하지만 현물 이전 제도는 매도 없이 가입자의 기존 포트폴리오 그대로 유지하고 이전할 수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원리금 보장형의 선호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리금 보장형 규모는 2019년 198조2000억원에서 2023년 333조3000억원으로 68.2%(135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 규모 중 예·적금이 51.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역별 점유율은 은행이 51.8%로 가장 높고 금융투자(22.7%), 생명보험(20.5%), 손해보험(3.9%), 근로복지공단(1.1%) 순을 보였다.

증권사들은 이러한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익률, 적립금 등 지표를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2분기 기준 ‘원리금 보장’ 퇴직연금 수익률이 DB형 4.70%, DC(확정기여형) 5.25%를 기록했고 IRP는 5.88%로 나타나며 3개 부문 업계 1위에 올랐다. 원리금 보장형 가운데서는 은행이나 보험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하나증권은 2분기 ‘원리금 비보장’ DC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증권사 1위를 기록했다. 운용 기간별 수익률은 1년 15.15%, 3년 1.83%, 5년 6.25%, 7년 5.02%, 10년 4.02%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퇴직연금에 상장지수펀드(ETF) 매매를 도입해 원리금 비보장 DC형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가운데 42.3%는 ETF를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전체 적립금이 26조61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적립금은 1조152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액은 1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초장기에 계좌 이동 후 해당 계좌로 투자로 지속하는 고객 락인효과도 거둘 수 있어 증권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퇴직연금 현물이전제도 영향도 있지만, 점진적으로 퇴직연금에 강한 증권사의 이미지를 알리려는 목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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