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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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원 재정환율이 850원으로 떨어지며 38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 경제의 GDP 쇼크와 ‘슈퍼 엔저’가 길어질 것이란 평가에 투자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2929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9억엔 늘어났다. 이는 엔화 가치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대비 0.16% 덜어진 858.4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일본의 엔저 영향이 단기간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후죽순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이코노미스트 사이에서는 “4~6월 일본 경제도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경제의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임금은 지난 4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2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이례적으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엔저 흐름이 길어질 전망이다. 이날 발표한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7%, 연이율 기준 2.9% 감소했다. 국토교통성이 일부 통계를 정정함에 따라 지난 6월 발표한 전기 대비 0.5%, 연이율 기준 1.8%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일본의 2분기 경제 반등도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현지 이코노미스트는 “분기 기준으로 우하향하는 마이너스 기조가 더 선명해지면서 현재 상황이 정부가 주장하는 완만한 경기회복인지는 의문”이라며 “일본 경제의 과제가 절약지향으로 인한 약한 개인소비인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분석했다.

엔저 반등이 어려운 만큼 엔/원 재정환율도 낮은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의 증시 부양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 정책 당국자들은 1분기까지만 해도 엔저를 용인하는 분위기였지만 2분기 이후에는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영구적 상승 가능성을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자본유출 가능성까지 얹어진 지금 일본은행의 태도가 충분히 매파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일본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2분기 GDP 예비치는 8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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