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간 엔진결함 의혹 감춘 현대車..."국내 차량에는 문제 없었다"

현대차의 엔진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2015~2017년 세타2 엔진 결함보상(리콜) 당시 품질 관리를 총괄한 부회장급 임원을 소환 조사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형진휘 부장검사)는 최근 신종운(67) 전 현대·기아차(000270) 품질 총괄 부회장을 불러 리콜 결정에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현대차에서 37년간 근무한 신 전 부회장은 품질총괄 본부장(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맡으며 현대·기아차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특히 미국에서 단기간에 품질지수를 높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을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3년 6개월여 만에 품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엔진결함 의혹의 핵심은 현대차가 결함을 인지하고도 당국 조사가 있을 때까지 숨기면서 리콜 등 적절한 사후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소음·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2015년 9월 미국에서 47만대를 리콜했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이미 2015년 8월부터 세타2 리콜 방식·규모 등에 문제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후 결함 은폐 의혹이 외부로 불거지면서 현대차는 2017년 3월 미국에서 119만대를 추가 리콜한다.

앞서 현대차는 동일한 엔진이 장착된 국내 차량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며 해당 논란에 반대 입장을 펼쳤다. 현대차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일어난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미국 2차 리콜 이후인 2017년 4월이 되서야 그랜저HG·YF쏘나타·K5·K7 등 17만대를 리콜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12월 현대자동차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고선 자신들이 개발했다며 특허까지 등록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국내 제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사건의 시작은 2003년 10월, 공급사인 비제이씨는 현대자동차 요청에 따라 자동차 도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저감시키는 미생물 배양 기술(VOC 저감 기술)을 소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기술을 경북대학교와 2013년 11월 산학과제 계약을 체결하고서 유사한 기술로 석사논문을 작성한 후 2015년 공동 특허출원을 했다.

이후 현대차는 비제이씨에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비제이씨는 현대차의 요구에 따라 대외비로 해당 기술 관련 자료를 넘겨줬다. 이에 경북대와 공동 출원한 특허가 이를 바탕으로 했고 이는 기술탈취가 아니라는 게 현대차 측 입장이었다.

특허청은 “현대차가 비제이씨 미생물제 및 악취저감 실험 결과를 비제이씨 동의없이 경북대학교에 전달해 새로운 미생물제를 개발했다"며 “이를 현대차와 경북대가 공동특허로 등록한 행위 및 개발된 새로운 미생물제를 도장부스에서 사용하는 행위가 아이디어 탈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허청은 악취저감 실험에 사용된 비제이씨 미생물제는 비제이씨가 현대차 공장에 적합하도록 맞춤형으로 주문해 제조된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과는 미생물 구성 및 용도가 전혀 다르다고 인정했다.

같은해 2월엔 현대차 아산공장 우수관로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인주어업계 주민들은 "기름 유출로 주변 양어장 물고기다 떼죽음 피해를 당했다"며 "현대차의 만행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지만 돌아온 건 현대차 측의 냉담한 반응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현대차 관계자는 '우천으로 도로에 흘려진 기름이 흘렀다', '인근 경운기 사고가 비로 인해 유입됐다' 등의 발언을 내뱉어 현장 주민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당시 한 주민은 "오후 3시께부터 두시간 정도 삽교호로 유입되는 현대차 우수관로와 연결된 하천으로 기름이 흘러나와 삽교호로 유입됐다”며 “우천으로 현대차 직원들이 사건 현장을 보고 있었는데 주민들이 모이자 직원들은 회사로 돌아가고 그러자 기름 유출이 멈추기 시작했다"고 현대차를 원인자로 꼽았다.

위와 같은 현대차 측의 잇단 견강부회 행동에 일부 소비자들은 더는 좌시해선 안된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불법을 관행처럼 저질러 온 기업들에게 보다 획기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현대차는 항상 잘못을 무마시키기에 급급한 것 같다"며 "저번 리콜 논란 때도 그랬고 최근 행보를 살펴봐도 크게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측 방식은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며 "실제 아는 지인 중 한명은 애용해 온 현대 차종을 등지고 쉐보레 차종으로 변경한 사람도 있다. 그는 보다 믿을 수 있는 기업 제품을 이용하고 싶다고 얘기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