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금융시장 포화‘에 ‘중고車’로 눈 돌린 캐피탈...소비자는 무한경쟁에 편익 높일 수 있어

[핀포인트뉴스=박남철 기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다" 최근 은행·카드업계가 신차금융으로 진출하면서 캐피탈사들의 한숨 섞인 말이다.
은행과 카드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자동차금융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최근 DSR 대출 규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규제가 심해지자 수익 개선을 위해 캐피탈사들이 과점하던 자동차금융을 타깃팅한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차금융 이익의존도가 컸던 캐피탈사는 출혈이 크다. 캐피탈사들은 할부금융 및 리스자산이 60%까지 웃도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경쟁업체가 늘면서 몫을 나눠가져야할 판국이다.
캐피탈 업계 측은 일단 레드오션을 피하는 방법을 탈출구로 삼고 있다. 앞으로 신차금융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질거라고 판단해서다. 최근들어 시중은행이 캐피탈보다 더 매력있는 상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불리한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중요 이유다.
대안으로 캐피탈 업계는 미개발지인 중고차 금융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미 포화된 신차시장에 비해 중고차는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재계는 밥그릇을 뺏긴 캐피탈 업계가 중고차 시장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게될 지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은행과 카드사는 왜 자동차 금융 쪽에 눈독 들인걸까. 이유는 수익률 이다.
은행업계는 정부 규제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왔고, 그 대안으로 향후 사업모델을 다변화한다는 이유를 내걸고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오토론이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했다”며 “이제 금융만으로는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어 향후에는 소매금융 시장 등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무래도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단,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비대면 자동차대출 상품을 판매한다면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카드 업계도 최근 수익성 악화를 해결할 방안으로 자동차 금융 쪽을 공략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영업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며 “현재 카드사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카드업계는 소비재・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사업모델을 다변화시켜서 사업 경쟁력을 배양하려 한다”며 “소비자 금융대출로만 수익 개선을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은행·카드업계의 차 시장 진출에 대한 캐피털 업계의 속내는 무엇일까?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특히 시중 은행이 빠른 속도로 자동차금융시장 점유율 확대하면서 캐피탈회사들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련업계 전문가는 “실제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2018년 자동차금융 신규대출 규모는 5조3천억 원 가량으로 2017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취급잔액은 2015년보다 5배 가량 늘었다”며 “그동안 캐피탈회사들은 시중은행에게 국내 자동차금융시장 점유율을 3년 동안 10% 이상 빼앗긴 셈”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캐피탈사보다 시중 은행을 통하는 게 연 최저금리가 더 싸서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점점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현재 캐피탈사는 자동차대출 연 최저금리가 4.0% 안팎인데, 주요 시중은행을 통하면 최저금리가 연 3%중반~3%후반 밖에 안된다” 고 대답했다.
위기에 처한 캐피탈 회사의 대응은 어디로 기우러질까?
캐피탈 업계 측은 중고차 시장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차시장은 신차시장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아직 수요가 포화되지 않아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이유다.
한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금융은 신차금융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며 “주된 소비층이 신용등급 3등급 이하 고객이라 최소 3%포인트 이상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고, 상환기간과 대출 총액에 따라 이자를 달리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자동차금융 이용률은 아직 50%대로 80% 수준인 미국과 60%대인 독일에 비해 낮다”며 “중고차 품질과 선호도가 올라가는 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중고차 시장은 신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잠재성이 더 크다. 앞으로 업계는 중고차 금융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한경쟁 시장에서 변화를 꾀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닐 것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이용할수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기업간의 피말리는 경쟁이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남철 기자 pnc4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