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M&A 전략 비판 받는 우리금융그룹
"매물 없는 증권사 말고 보험사로 눈 돌리라는 지적" 쏟아져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가 먼저, 이후 보험사 인수할 것"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핀포인트뉴스 임이랑 기자]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거둔 우리금융그룹이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 강화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는 ‘증권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뚝심있게 증권사 매물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 전략 방향성이 옳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9.9% 감소한 결과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경쟁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예컨대 KB금융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이 전년 대비 각각 35.1%, 88.7% 급증한 순이익을 거두며 지주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도 신한라이프가 전년대비 5.1% 증가한 47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신한카드도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6206억원을 기록하며 카드업계가 대내외 경영 악재가 겹쳤음에도 신한금융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증권은 투자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재평가와 선제적 충당금 반영으로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하나카드도 1710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이 10.9% 감소했다. 하지만 핵심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압도적인 실적을 시현하며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이와 달리 우리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렇기에 증권사 인수만을 고집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M&A 전략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보험사 매물은 현재 M&A 시장에 쌓였다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는 동양생명, ABL생명, BNP파리바생명, KDB생명, 롯데손보, MG손해보험 등이다.

경쟁 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를 통해 나름대로 실적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보험사 인수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우리금융이 원하는 중형 증권사의 매물은 현재 M&A 시장에 없다.

그나마 매각가 500억원에 불과한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정했지만 시너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포스증권이 최근 5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영업점이 없기에 리테일 부문에서도 인수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포스증권의 가장 큰 장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없다는 점”이라며 “영업점이 없다고 하지만 리테일을 할 수 있는 중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라이센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TS로 거래를 하는 세상에서 영업점이 없고,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낼 필요는 없다”며 “토스증권이 영업점이 없다고 해서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경쟁 금융지주사들도 증권사에 힘을 먼저 쏟고 보험사 인수에 나섰다. 일례로 KB금융의 경우 2008년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해 지금의 KB증권으로 재출범 시켰다. 2004년 한일생명을 먼저 인수했지만 지금의 KB라이프가 된 것은 한참 후인 지난 2020년 푸르덴셜생명 인수후 2023년 두 회사의 합병이 밑거름이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대한 뚝심은 인정할만 하다”며 “KB금융도, 하나금융도 보험사를 먼저 인수한 것이 아니다. 현대증권, 대한투자신탁 등을 인수한 뒤에 푸르덴셜생명,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사로 비교하면 증권업은 1년 안에 수확을 할 수 있지만 보험업은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경쟁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업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 씨앗을 10년 전에 뿌린 것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손보를 갖게 된 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원래 증권업을 강하게 운용하고 있었던 곳”이라며 “어이없게 상실했기 때문에 다시 인수해야할 시점이 생긴 것이다. 단순히 실적만을 놓고 M&A 전략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첨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여전히 증권사 인수를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러한 전략은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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