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뉴스=홍미경 기자] 올해 초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데 이어 또다시 가격이 올랐다. 원재료 가격 등 원가 상승 때문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이달 1일 자로 마시는 소화제 까스활명수의 약국 공급가를 20%가량 인상했다.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르기는 2014년 이후 5년만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2014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라며 "물가 인상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일반의약품 소매가는 개별 약국에서 정하지만, 공급가 인상에 따라 소매가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약국에서 까스활명수는 통상 1병에 800원 안팎에 팔렸다.

한독약품도 소화제 '훼스탈'의 공급가를 2천원에서 2천300원으로 이달 1일부터 인상했다. 한독은 원료 인상 및 제품 안정성·편의성 향상을 위한 포장 개선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훼스탈의 가격 인상은 10년 만이다.

현대약품의 물파스도 용량에 따라 9~12% 가격이 오른다. 약국 공급가 기준 물파스 45㎖ 제품은 이달 1일부터 12%, 88㎖ 제품은 5월 1일부터 9% 각각 인상된다.

앞서 올해 초 후시딘, 마데카솔, 쌍화탕 등의 한차례 가격이 인상된 바 있다.

동국제약은 2월 중순부터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케어 공급 가격을 10% 인상하기로 했다. 마데카솔 가격이 오르기는 2015년 11월 이후 4년만이다. 동화약품은 1월부터 후시딘의 약국 공급가를 11~15% 인상했다. 후시딘 5g은 15%, 후시딘 10g은 11% 각각 올랐다. 광동제약도 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의 공급가를 이달부터 일제히 인상했다. 광동쌍화탕 공급가격을 15%, 광동우황청심원은 우황 및 사향 함유량에 따라 12~20% 인상했다.

업계는 서민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에 대해 하나같이 원재료비 인상 요인을 든다.

취재기자가 원재료 인상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현대약품 관계자는 "원재료가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원료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영업비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답변은 다른 제약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일반의약품을 유통하는 관계자는 "가격을 올린 제약사들들은 주로 일반의약품 매출의존도가 높은 곳"이라면서 "제약사로 자체 비용 증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의약품의 경우 연구개발에 쏟는 비용은 매우 낮다. 반면 처방이 필수인 전문의약품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라며 "대형 제약사들이 일반약 대신 전문의약품 연구개발에 몰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동화약품만 하더라도 2017년 연구개발비로 쓴 돈이 141억원으로 매출액의 6%에 불과했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10%를 웃도는 대형 제약사들과 대조적이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며 "전문의약품 개발이 뒷전인 제약사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정 간격을 두고 일반의약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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