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E대 금융그룹,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해외 부동산 투자 악영향

뉴욕 맨해튼 중심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욕 맨해튼 중심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핀포인트뉴스 임이랑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KB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최소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이 침체하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입수한 ‘5대 금융그룹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에 따르면 이들 그룹의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 건수는 총 782건, 금액은 20조3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북미(미국‧캐나다) 지역 부동산 관련 건만 약 11조4000억원으로 비중(55.9%)이 절반을 넘었다.

아울러 투자 원금 규모는 하나금융이 6조245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순이다. 대출 채권을 제외한 수익증권과 펀드 등에 대한 투자는 512건, 투자원금은 10조4446억원이다.

대출 채권 외 투자금액은 KB금융이 2조8039억원(1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금융(2조7797억원‧133건) △하나금융(2조6161억원‧157건) △농협금융(1조8144억원‧55건) △우리금융(4305억원‧41건) 순이다.

현재 이 자산의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원금보다 1조1002억원이 감소했다. 평가 수익률은 –10.53%다. 금융그룹별 투자 원금 대비 평가 가치는 하나금융이 –12.22%로 가장 손실이 큰 것으로 파악됐고 이어 △KB금융 –11.07% △농협금융 –10.73% △신한금융 –7.90% △우리금융 –4.95%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한 5대 금융그룹의 내부수익률(IRR)의 경우 IRR 산출이 가능한 투자 514건 중 약 10%(51건)가 마이너스로 파악됐다. 특히 금융그룹들의 세부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원금을 전부 까먹은 것으로 평가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는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 가운데 상당수는 2020년 이후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저금리 국면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대 금융그룹은 현재까지 핸외 부동산 관련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해당 금융그룹 계열 은행 기준 약 80%)이 선순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채권 회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선순위에 있고, 해당 충당금도 충분한 수준으로 쌓았다”고 말했다.

한편, 5대 금융지주의 해외 부동산 투자 성과와 달리 개인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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