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전체 인력의 3분의 1 구조조정
사무공간도 마트 점포로 이전 검토
적자 지속에 비용 절감 불가피

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 (사진=롯데온)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지난해 말 2024 정기 임원인사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가 긴축 경영에 나선다. 출범 4년째를 맞지만 저조한 실적과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롯데온에 대한 특단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익진 대표는 취임 후 인력 감축에 나선다. 박 대표는 현재 e커머스사업부 직원이 너무 많다며 '전체 인력의 3분의 1정도를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감축 대상이 된 직원들은 롯데쇼핑 내 일부 계열사로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온을 거쳐간 조영제, 나영호 전 대표들이 직원들을 독려하며 e커머스 시장에서의 도약을 공표한 것과는 달리 취임하자마자 칼바람이 몰아친 분위기다.

2020년 4월 공식 출범한 롯데온은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대표이사들이 임기를 채우기도 전에 물러났다. 조 전 대표는 롯데온 출범 1년도 안됐고, 나 전 대표는 2년 8개월 만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박 대표는 롯데온 사무실 이전도 검토 중이다. 롯데온은 현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25~26층에 입주해 있는데 인근에 롯데마트 송파점(서울 송파구 문정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선 롯데온의 그로서리 부문만 롯데마트 송파점으로 옮겨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롯데온의 사무공간 이전은 지난 2019년 을지로에서 둥지를 옮겨온지 5년 1개월만이다. 이는 실적이 부진한 롯데온의 비용절감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오피스동의 경우 임대료는 평당 20~25만원 선으로, 인근 빌딩들보다 1.5배는 더 비싸다.

앞서 2019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온라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e커머스사업부를 직접 챙길 요량으로 사무공간을 이전했지만, 사업 부진으로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이전 당시 신 회장의 집무실이 월드타워 18층이고 롯데 e커머스가 25~26층을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업계에선 신 회장이 e커머스를 더 살뜰히 챙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롯데온은 지난 3년간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온 영업손실은 △950억원(2020년) △1560억원(2021년) △1560억원(2022년)을 기록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치열한 e커머스 시장 경쟁 환경에서 차별화 전략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롯데온의 경영 부진으로 2019년 e커머스 3위 자리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신세계에 내줬고, e커머스사업부와 롯데 유통부문의 온라인 매출을 2022년 2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공염불이 된 상태다. 또 당초 1000여명의 직원 수도 더 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온이 출범 이후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련 사업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정비 해 경영 효율을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온 관계자는 "지난달 신임 대표가 취임하며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새로운 전략에 맞춰 집중해야 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롯데마트몰을 담당하는 롯데온의 그로서리 부문 사무실 이전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롯데마트 송파점 건물의 별도 사무실 입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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