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고향만두'에 다시 2위 자리 내줘
지난해 만두공장 화재, 5개월 동안 매출↓
풀무원 "지난달부터 공장 재건해 정상 가동"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해태제과 '고향만두'를 누르고 '얇은 피 만두'의 새 지평을 연 풀무원이 냉동만두 시장에서 3위로 주저 앉았다. 지난해 만두공장 화재로 생산에 직격타를 맞으며,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이 어려워진 탓이다.
1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누계 기준) 만두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45.6%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런 가운데 해태 12.2%, 풀무원 11.3%로, 풀무원이 해태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앞서 지난 2022년 만두 시장에서 풀무원이 13.3%, 해태 12.1%를 점유하며 2·3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해태가 다시 2위 자리로 치고 올라온 셈이다.
풀무원은 2018년만 해도 만두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며 4위에 그쳤다. 하지만 그 이듬해인 2019년 3월 야심작인 '얇은피 꽉찬속 만두'를 출시하며 CJ의 교자만두 시장이 지배하던 만두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
만두 시장 초점이 만두피 두께로 옮겨가면서 업계에서도 '얇은피 만두'로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태는 신제품 '속알찬 얇은피 만두', 동원F&B도 '개성 얇은 피 만두'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런 가운데 시장 판도 변화도 일부 감지됐다. 냉동만두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오던 CJ제일제당은 2019년 2분기 44.5%에서 3분기 42.3%로 점유율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풀무원은 15.7%에서 20.8%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CJ의 점유율을 풀무원이 뺏어간 것이다.
다만 가장 먼저 시장 개척에 나선 풀무원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새다. 풀무원은 이른바 '얄피만두'로 시장에서 히트를 쳤다. 실제 출시 첫 해 얄피만두의 성공으로 풀무원은 냉동만두 매출 65% 성장을 견인했다. 또 얇은 피 만두 시장은 풀무원 제품이 출시되고 9개월 만에 전체 만두 시장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풀무원은 지난해 만두공장 화재로 복병을 만났다. 지난해 7월 전북 남원시 만두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장 2개동(1만3446㎡)이 전소됐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재산 피해만 83억9000여만원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주력품목으로 냉동만두를 생산하는 공장이며 국내 뿐 아니라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 해외에도 냉동만두를 수출하는 전진기지다. 만두 뿐만 아니라 남원 지역 쌀로 냉동밥도 생산해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했던 화재로 풀무원의 얄피만두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야 했다. 공장이 정상 가동될 때와 비교해 생산량이 반토막 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매가 불가해졌기 때문이다. 활발하게 온에어하던 광고도 2022년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반면 해태는 고향만두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들을 쏟아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해태는 지난해 '고향만두 면교자(짬뽕맛·삼선우동맛)', '고향만두 여름냉만두', '고향만두 열불날만두하지' 등을 차별화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화재로 인해 7월부터 11월까지 물량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물량이 필요한 정도로만 공급하는 수준이었다"며 "지난달 공장 재건을 완료해 현재 정상 가동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