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30개월 만에 새 매장을 열었다.

주상복합 건물 지하 2층부터 지하 1층까지, 매장면적 3,000평(9,917㎡)규모다. 이번에 오픈하는 의왕점은 트레이더스 매장을 제외하면 2016년 6월 오픈한 김해점 이후 30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마트 매장이다.

유통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마트 의왕점이 미래형 오프라인 할인점을 콘셉트로 했다는 것이다.

이두섭 이마트 개발담당 상무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매장 혁신을 통해 미래 오프라인 할인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상무는 “이마트 전문점과 할인점을 결합,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쇼핑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의왕점은 4차산업에 대비해 일명 '유통 4.0 시대'를 이끌 전자가격표시기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전면 도입한 ‘페이퍼리스 디지털 매장’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한다.

법적 고지사항 등 예외적인 사항 일부를 제외하면 동일 규모 이마트 점포 대비 20% 이하로 종이 사용량을 낮출 계획이다.

매장 내부의 종이 가격표와 행사상품을 알리는 종이 POP는 전자가격표시기로 대체하고,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등 고객 이동 동선을 비롯해 계산대, 고객만족센터에서 사용되던 포스터와 현수막 대신 선명한 화질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사용한다.

인공지능 서비스 안내로봇 ‘ 트로이(Tro.e)’도 시범 운영키로 했다.

트로이는 신뢰를 뜻하는 스웨덴어 ‘tro’에 이마트를 뜻하는‘e’를 조합한 이름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안내로봇 공급사인 ㈜퓨처로봇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으로 대형 터치스크린을 접목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기존 할인매장을 넘어 영업면적의 절반에 전문매장을 도입하는 실험도 펼친다. 지하 1층(1,500평)에는 일렉트로마트(400평), 삐에로쑈핑(250평) 데이즈(200평), 부츠(30평) 등 이마트 전문점과 지역주민을 위한 큐레이션 문화공간인 컬처라운지(200평)등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이마트 매장과의 시너지를 높인다.

그런데 왜 의왕점이었을까.

이마트의 점포 수는 2016년 147개에서 2018년 143개로 약 2년 만에 4곳이 줄었다. 온라인 시장 확대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외연이 축소됐고 정부의 신규출점 및 휴일영업 규제 등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대형마트 업계는 성장정체기에 빠졌다"면서 "대형 유통공룡이라도 변화의 시기에 흐름을 따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마트는 발빠르게 대처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가 성장 정체기라면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 가전 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 헬스앤뷰티스토어 부츠, B급 감성 잡화점 삐에로 쑈핑 등 전문매장은 정체된 성장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신규 출점 점포인 의왕점에 전문 매장을 결합한 것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 할인점도 오프라인 매장 외에 4차산업 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기술이 필요한 시기"라며 "의왕점이 실험과 도전의 앞에 섰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 4.0 시대를 앞두고 미래형 매장에 대한 계획은 오랫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오프라인 할인점을 넘어 전략적으로 상품과 포맷을 차별화하고 백화점, 쇼핑센터 등 다양한 업태와 전문점을 통해 채널 간 시너지 역량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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