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소진(28) 씨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 소재 스타벅스에 들러 스무디 음료를 주문하면서 텀블러에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플라스틱 컵에 제공받았다. 기계에 맞는 용기 사이즈가 규격화돼 있어 텀블러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환경을 생각해서 기껏 텀블러를 챙겨갔는데 의지와 다르게 손에 들려 있는 플라스틱 컵을 보니 주문대 앞에 놓인 ‘자원재활용 법에 따라 매장 내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형식적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연경(27세) 씨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소재 스타벅스에 들러 아이스 음료를 주문했다. 일회용 빨대가 사라지고 리드가 달린 일회용 컵에 받았다.

박 씨는 "일회용 빨대 줄이기는 잘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일회용컵, 일회용 컵홀더 등은 난무하고 있어 반쪽짜리 캠페인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12일 일회용 빨대 사용량을 줄였다는 보도자료를 내놨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지난해 11월 빨대 없는 리드를 전국 매장에 도입한 이후 월평균 빨대 사용량이 도입 이전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아이스 음료 중에서 휘핑크림이 없는 음료, 섞거나 저어 마시지 않아도 되는 음료에는 빨대 없는 리드를 적용해 불필요한 빨대 제공을 줄여왔다. 또 기존 상시 비치하던 빨대를 필요한 고객에게만 증정해 일회용 빨대 줄이기에 앞장서 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 새로운 리드 도입 이전 월평균 약 1,500만 개가 사용되었던 일회용 빨대가 절반 수준인 월평균 약 750만 개로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종이 빨대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 도입하면서, 빨대 없이 아이스 음료를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리드를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이 같은 자료에 업계 관계자 역시 반쪽짜리 생색내기용이라고 꼬집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제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테이크아웃 시에는 일회용품을 사용은 여전한 상황이다"라면서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일회용품 쓰레기는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을 정도 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빈번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스타벅스의 일회용 줄이기 캠페인은 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며 "때문에 스타벅스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생색내기용 캠페인 자료가 나올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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