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유통 대기업들, 파격 인사로 전열 재정비
롯데, 현대백화점도 빠르면 10월 정기인사 단행할 듯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를 포함해 계열사 대표이사의 40%을 갈아치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파격을 넘어 ‘인사 쇼크’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이커머스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 현대백화점, CJ 등도 큰 폭의 인적 쇄신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을 시작으로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기업들이 조만간 정기 인사를 시행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추석 전 조기 인사에 나섰다. 25개 계열사 대표 중 9명을 교체하고 주요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를 동시에 바꿨다.
신세계 대표이사에는 신세계센트럴시티 박주형 대표가 내정됐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인 한채양 대표가 선임됐다.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One 대표체제'로 전환되면서 한채양 대표가 총괄하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의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이번 인사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폭이었다고 평가한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커머스 공세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 안에 정기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그룹 또한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파격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롯데 정기인사에서 사장단 인사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헤드쿼터(HQ) 제도의 유지 여부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주요 사업군을 식품·쇼핑·호텔·화학으로 묶어 이를 총괄하는 대표(HQ)를 선임했다. 총괄대표에게 더 많이 부여된 권한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라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이 깔려있었다.
그러나 이 체제는 2년도 되지 않아 수정될 위기에 처했다. 호텔군 HQ총괄대표이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과제를 안고있던 이완신 전 대표가 지난 7월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조직이 뒤숭숭해진 탓이다.
이 전 대표의 이탈 이후 롯데그룹은 후임을 인선하지 않고 조직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HQ 조직이 축소되거나 재편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예년과 비슷하게 올해도 11월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한 현대백화점은 파격보다는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