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협업∙기획상품 판매로 실적 회복 노리는 스타벅스코리아
이벤트 잦아지면서 희소성은 상실...줄 서는 진풍경도 사라져

[핀포인트뉴스 문은혜 기자] 스타벅스가 각종 협업과 기획상품(MD) 출시를 통해 영업이익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환율 상승, 원가 부담 등으로 발생한 손실을 메우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부쩍 늘어난 기획전과 굿즈 출시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만의 정체성과 희소성이 옅어지자 때마다 출시하는 시즌 상품을 사기 위해 스타벅스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05억원, 2분기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3%, 23.4% 감소했다.
부진한 영업이익과 관련해 스타벅스 측은 “원두 등 주요 원부자재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스타벅스의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블랙핑크 협업 상품, 트레타 사이즈컵 출시 등으로 영업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영업이익을 위해 커피가 아닌 각종 기획전과 협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고객의 관심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이목을 끌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커피 외에 스타벅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고객을 모으는 효과도 있다.
때문에 스타벅스의 전체 매출에서 기획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MD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10% 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타벅스 매출이 2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600억원은 MD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것. 국내 매장에 내놓는 MD는 연 평균 500여종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잦아진 협업과 굿즈 출시에 피로감을 가지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걸그룹 블랙핑크와 스타벅스가 손잡고 선보인 스페셜 상품은 출시 당일 3시간도 채 안돼 완판되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블랙핑크 팬이 아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30대 회사원 A씨는 “매장에 어느 순간 블랙핑크 노래가 나와서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흐려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스타벅스만의 정체성과 희소성이 약해지다보니 굿즈를 갖기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SSG닷컴이나 G마켓 등 계열사를 통해서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매장에 줄을 서야 할 이유는 더 없어졌다.
G마켓은 아예 ‘스타벅스’ 브랜드관을 열고 MD를 판매 중이다. 브랜드관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공식 MD 및 e쿠폰 14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각종 음료 이용권 및 스타벅스 e카드 교환권 등도 구매 가능하다. 전 상품 모두 G마켓 ‘선물하기’ 서비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타벅스 매장에 가야 살 수 있었던 상품들을 지금은 이마트 계열 어디서든 구할 수 있게 됐다”며 “접근성은 커진 반면 스타벅스가 가진 희소한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