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바다의 날’ 행사에 현장 소비자 반응 엇갈려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바다의 날 행사로 고등어를 30% 할인 판매 합니다! 한번 보고 가세요"
때이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지난1일 오후 2시. 서울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에 힘찬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파란 앞치마를 두른 채 수산식품 코너에 서 있던 롯데마트 관계자는 '바다의 날 행사'를 수 차례 언급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바다의 날’은 해양수산부가 매해 5월 31일,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을 알려 관련 종사자들의 업무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정한 날이다. 1996년에 첫 지정됐으며,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했다.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한 기자에게도 "생선 좋아하시죠? 하나 사 가세요. 30% 할인 판매합니다"고 말을 건넸다.
"하나라도 더 짚자"...30% 할인 판매전에 집결한 소비자들
행사장은 하나라도 더 상품을 건지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 소비자는 자신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생선이) 여기가 더 싸다. 빨리 와. 시간 없어"라며 발길을 재촉하기도 했다.

"전복이요? 복족류는 저기 오른쪽으로 가시면 되요" 전복을 찾는 소비자 질문에 담당자가 친절히 안내한다. '바다의 날' 행사전은 생 연어·고등어, 햇 생물 오징어, 전복, 대구살/동태살 등으로 구분돼 있었다.
인기가 높은 전복 코너는 어떤 풍경일까. 해당 장소로 향하는 소비자의 뒤를 쫓아봤다.
해당 코너는 전복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진열된 전복이 소진될 때마다 이를 다시 채워 넣는 직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나경(33) 씨는 "예상치도 않게 전복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며 "모처럼 장 보러 온 날이 바다의 날이었다니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부 A씨도 "아무래도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 등을 많이 보는 편인데 할인 폭이 높아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며 "바다의 날과 같은 행사가 종종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바다의 날’ 행사는 눈에 뻔히 보이는 ‘상술’
반면, 롯데마트의 '바다의 날' 행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소비자도 있어 눈길을 끈다.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34년째 생선을 팔고 있다고 밝힌 상인 정철식(54) 씨는 "눈에 뻔히 보이는 상술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매해 여름 시즌이면 수산물 품목의 매출은 자연스레 떨어진다. 높은 기온으로 수산물 신선도가 악화돼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려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는 여느 때 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수산물 가격이 애초에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출 하락 우려를 '바다의 날' 행사로 보기 좋게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비자도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주부 최영미(55)씨는 "'바다의 날'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막상 제철 생선인 민어나 병어는 찾아볼 수 없고 여름철 팔리지 않는 수산물 투성이다"며 "'바다의 날'이 아닌 '재고 떨이의 날'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