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격은 행사카드만 적용...할인 체감도도 낮아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이마트 정문에 설치된 한 플래너가 눈에 뛴다. 해당 플래너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힘나는 가격, 이마트가 먼저 시작합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마트는 일명 '국민가격'이라는 홍보물로 현장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내 팜플렛을 손에 쥔 일부 소비자들은 행사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국민가격'이 무엇이기에 저렇게 분주하게 움직일까? 소비자 행렬의 뒤를 쫓아 봤다.
이마트 "국민가격은 행사 카드만 적용되요"
이마트가 선보인 국민가격은 국민의 가계살림에 힘이 되도록 생활필수품 가격을 내리는 프로젝트다.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 할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으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인파가 밀집돼 있던 곳은 수산물 코너였다. 해당 장소에선 국민가격 첫 상품인 전복(소)를 50% 할인한 가격인 990원에 내놓고 있다. 평소 비싼 가격 때문에 전복 구매를 꺼리던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대표적인 고급 식재료 전복을 국민가격 첫 상품으로 선정했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그런데 다량의 전복을 장바구니에 담던 한 소비자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떠나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행사 카드 결제 시에만 가격 혜택 적용'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감쪽같이 속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해당 코너에서 만난 소비자 최미숙(52)씨는 "감쪽같이 속았다. 전복을 개당 990원에 판매한다기에 찾아왔는데 행사카드로만 결제가 된다고 한다"며 "카드사와 맺은 마케팅을 국민 가격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하게 포장했다"고 비난했다.
가격차이 없고 할인 체감도도 낮아...소비자 우롱
특히 이마트의 국민가격은 기존 할인마트와 별다른 가격 차이가 없고 행사 상품에 대한 가격할인 체감도 역시 낮았다. 실제 현장 소비자들의 구매 반응이 냉담했을 뿐더러, 인근 할인 매장에서는 포장 전복을 동일 무게 기준 1130원에 버젓이 팔고 있었다. 가격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 셈이다.
다른 소비자 김민덕(48)씨는 "여기에 온 소비자 대부분은 이마트가 제공한 홍보물을 보고 뭔가 다르겠지라는 심정으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며 "그러나 가격 면에서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먼길을 방문한 소비자들을 우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이마트가 국민이라는 이름만 걸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어떤 점에서) 국민가격을 체감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이마트는 “2018년 하반기부터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물량 사전 계약을 통해 파격적인 할인을 선보인 경우”라며 “전복(중/대) 역시 기존 정상 판매가 대비 각 40~50% 할인된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경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 기존 할인율과 큰 차이는 없고 미끼상품을 통한 판매 전략에 불과 하다”며 “국민가격 등도 결국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소비자를 찾아오게끔 하는 수단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직접 카드 적용 여부 등과 할인율을 따져보고 구매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