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 역발상 마케팅으로 소비자 입맛 공략…농심, 건면 돌풍도 판매 상승에 한 몫
[핀포인트뉴스=안세준 기자]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이마트의 한 간편식품 코너가 수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이 끌고 온 쇼핑카트로 인해 이동로가 꽉 막힌 모습은 오후 6시 퇴근길 고속도로를 방불케 했다.
멀찌감치 바라보니, 이들은 한 켠에 진열된 특정 '인스턴트 면' 제품을 쇼핑카트에 싣고 있었다.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기에 여름철 특수 제품인 인스턴트 '냉면'을 구매하는가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쇼핑카트에 담기고 있던 제품은 수분기 없이 바짝 말린 농심 ‘건면'이었다. 일 평균 기온이 연일 30도를 훌쩍 넘기는 무더위 속에서도 건면 구매 행렬은 길게 이어졌다. 소비자들이 ‘의외’의 제품에 지갑 문을 연 셈이다.

"여름철 음식으로 안성맞춤이에요”
농심 건면은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코너 가장자리 구간에 진열돼 있었다. 각을 잡고 4열 종대로 늘어선 ‘건면 군단’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원하던 제품을 찾았다는 듯, 잽싸게 자신의 쇼핑카트에 담았다.
현장에서 건면을 구매한 직장인 김나래(29) 씨는 "집 근처 마트에는 (농심 건면이) 없어서 대형마트를 방문하게 됐다"며 "날씨가 더워서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나쁘지 않아 구매를 하겠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구매자인 박현미(38)씨도 비슷한 설명을 이었다. 그는 "얼마 전 동생이 사 놓은 건면을 먹은 뒤로 더 구매하고 싶은 의향이 생겼다"며 "여름에 건면을 내세운다는 발상의 전환이 기발한 것 같다"고 호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다른 유통마트들의 상황은 어떨까. 이마트로부터 약 4Km 떨어진 인근 롯데마트로 발길을 옮겼다.

농심 건면, 기름에 튀기지 않고 인기도 높아
롯데마트 인스턴트 코너에서는 흡사 기업 컨콜(컨퍼런스콜) 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건면 설명회'가 펼쳐졌다. 농심 전담 영업사원인 김모 씨는 인근 소비자들에게 ‘농심 건면‘ 구매를 적극 추천했다.
그는 “농심 건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아서 건강하고 국물 맛도 좋다”며 “해당 상품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 농심 건면은 최근 식품 분야 매출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건면 제품이 여름철 매출 10위 안에 안착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롯데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김형석(40) 씨는 ‘여름철 건면 섭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분기 없는 음식인 만큼 입이 텁텁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먹어보니 무더위와도 생각보다 조합이 맞았다“며 ”특히 농심 건면의 경우 면발의 두께가 얇고 기름 성분이 적어 여름철 즐기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건면 열풍에는 농심의 ‘역발상을 통한 마케팅 전략’이 비결로 꼽힌다. 특히 최근 건면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상품군을 만든 것 역시 구매 상승효과를 주도 했다는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이 수분기가 적어 여름 시장과 부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출시를 고민했지만 예상보다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건면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고 회사차원에서 건면의 인식을 바꾸고자 다양한 상품군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안세준 기자 to_serap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