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시장 84% '장악'

가로 154㎜, 세로 68㎜. 오는 23일 신사임당 이미지가 담긴 5만원권이 시중에 유통된지 열살을 맞는다. 지난 2009년 등장한 5만원권은 화폐 시장을 평정하면서 10년 만에 대세 은행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발행량만 장수로 따지면 대략 40억장이다. 이를 차곡히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의 50배 높이가 되고, 가지런히 세로로 이어 붙일 경우 지구를 열다섯 바퀴 돌고도 남는 길이가 나온다.

5월 현재 환수액(한국은행으로 회수된 액수)을 제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5만원권은 98조3226억원에 이른다. 은행권뿐 아니라 주화를 포함한 모든 화폐량의 82.8%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실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는 예비용 현금 중 약 80%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90%가량이 5만원권을 사용하고 있으며, 월평균 4.6회 빈도율을 보였다. 가계의 5만원권 사용금액은 월평균 32만6000원이며, 상품 및 서비스 구입 등 일반 소비지출(43.9%)보다 경조금, 종교기부금, 친목회비 등 개인간 거래(50.7%)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혜린 기자 chadori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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