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 사태 확산세 진정되면 소비심리 빠른 회복 시사

[핀포인트뉴스=이승현 기자]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전염병 확산사태가 국내 경제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지만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에는 빠르게 회복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최근까지 발생한 전염병 사례를 보면 확산세가 진정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지속된 사스 사태 당시 세계적으로 809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경제적 손실액은 4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됐다. 국내 확산세는 미미했으나 중국 등 주변국 확산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관광객 감소 등으로 국내 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2015년 5월부터 7월까지 발발한 메르스 사태 때에는 국내에서 18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확산 기간은 사스 때 보다 짧았으나 높은 치사율(20.1%)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적 손실액이 2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영향은 확산정도와 지속기간, 치사율 등에 따라 달랐는데 사스와 메르스 때에는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주요 실물지표가 곧바로 반등했다고 한은은 전했다.사스 때에는 한분기(3개월) 이내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메르스 때에는 서비스업과 민간소비에 타격을 입혔지만, 생산 차질이나 주변국 확산에 따른 파급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자연재해는 피해시설에 대한 복구 정도에 따라 회복 속도도 크게 달랐다.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1만5270명에 달했고, 손실액은 370억달러로 추산됐다. 피해 범위가 넓고, 복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회복까지 상당기간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전염병과 자연재해는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사전 감시체계를 확립하고 신속하고 철저한 사후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교역상대국 재난으로 중간재 수급 차질 등 공급망이 훼손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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