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이 사람?'
취재 중 발견한 낯선 이름. 그리고 함께 취재했던 언론인들 입에서 나온 짧은 탄식과 갸우뚱.
기자는 제보를 받고 영암군 수리시설 개보수 공사 관련 특허공법 선정 과정이 과연 적절했는지, 혹시 입찰 과정에 업체들 간 사전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었는지 취재 중이었다.
입찰에 참여한 '가족 회사' 추정 업체들의 대표와 이사진들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영암군 모 인사가 오버랩됐다. 민선 8기 우승희 군정 출범과 함께 입성한 정무라인 인사와 성이 같고 가운데 '상명자(上名字)'도 같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정무라인 '어공'이 영암군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입소문'이 파다했기에 '혹시 이번 사업에 관여했나' 하는 의심이 앞섰다. 업체 이사진과 고향도 같았다. 오죽했으면 족보까지 살펴봤을까.
기자는 지금까지도 '아니겠지, 우연이겠지, 같은 항렬(行列)로 오인한 거겠지'라는 입장이다. 또 실제 관여한 바 없어야 하고 말이다. 막강한 권력은 언제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문이 소문을 낳는다'고 했다. 우승희 군수는 영암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들까지 이런 (헛)소문이 들리게 방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알고는 있을 지도 궁금하다.
기자는 이러한 쓸데없는(?) 소문의 확산이 '소통 부재'에 기인한다고 본다.
소통의 핵심은 듣는 데 있다. 聽(들을 청)을 풀어 보면 왕의 귀(耳+王)로 듣고 열 개의 눈(十+目)으로 보고 하나(一)된 마음(心)으로 대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영암군이 소통의 기본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영암군이 지난 2023년 2월 출시한 군민소통 공공앱 '영암e랑'. 군은 당시 군민주권 행정을 표방하는 영암의 군정 철학이 반영된 혁신 사례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해당 앱이 모바일 홈페이지와 기능상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의문이다. 군이 생산한 정보의 일방적 제공에 그치고 있고, 군민 참여 게시판은 아웃링크를 타고 외부 사이트와 연결만 시켜놨기 때문이다.
이러니 이용 성적표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출시 2년이 지났지만 다운로드 수가 1000건(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남짓에 불과하고 최근까지도 작동 오류 민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선 '우 군수는 잘 하는데 홍보가 안 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청년 활력’, ‘지역 순환경제’, ‘생태 문화’, ‘에너지 전환’, ‘미래 첨단농업’을 혁신 5대 핵심 기조로 열심히 뛰고 있지만 구멍 난 홍보 기능이 영암군 이미지를 실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 홍보팀은 단체장의 입과 귀다. 언론 지적 사항을 무시하거나 한숨만 쉴 게 아니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설명하고, 영암군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함에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쉬울 따름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우승희 군수와 영암군은 '귀를 기울이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논어의 가르침을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