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강남 테헤란로 인근으로 옮겨
실적 부진에 잠실 임대료 부담으로 작용

사진=롯데물산
사진=롯데물산

[핀포인트뉴스 구변경 기자] 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가 현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적자만 856억원을 기록하면서 비용 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2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박 대표는 전날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박 대표는 "오랜 고민 끝에 현재의 사무실을 떠나 이사를 하려한다"며 "위치는 현재 잠실, 강남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여러분들의 출퇴근을 고려해 강남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중으로 이사하게 된다"며 "롯데 e커머스가 새롭게 태어나 그 근거지로 월드타워에 터를 잡았지만 스타트업(start-up) 초심으로 새로 시작하기 위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며 거듭 직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결정은 롯데온의 실적 부진 탓이다. 롯데온은 현재 잠실 롯데월드타워 25~26층에 입주해 있는데 롯데월드타워 오피스동의 경우 임대료는 평당 20~25만원 선으로, 인근 빌딩들보다 1.5배는 더 비싸다.

롯데온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온 영업손실은 △950억원(2020년) △1560억원(2021년) △1560억원(2022년) △856억원(2023년)을 기록해 적자 수렁에 빠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잠실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부담이 됐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내부에선 강남 테헤란로의 공유 오피스를 사무공간으로 확정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선 티몬, 위메프, 컬리, 쿠팡 등 다른 e커머스 플랫폼들이 이미 강남 테헤란로에 자리잡은 것도 롯데온의 본사 이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컬리는 지난 2021년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쿠팡도 개발자나 엔지니어 등 정보기술(IT) 관련 인력이 늘어나자, 강남 선릉역 인근 에이치제이 타워 17개층을 빌려 일명 '로켓연구소'를 열었다. 잠실 본사에 있는 일부 부서를 강남으로 옮긴 것이다. 티몬, 위메프 등 e커머스 플랫폼은 이미 테헤란로에 둥지를 튼 지 오래다.

한편 박 대표는 취임 후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인력 감축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지난달 박 대표는 현재 e커머스사업부 직원이 너무 많다며 '전체 인력의 3분의 1정도를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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